올해 상반기(1∼6월) 정부의 누적 재정 적자가 8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의 연간 전망치보다 25조원가량 많다. 올해 역대급 세수 펑크로 재정의 부담이 커진 셈이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표한 ‘재정동향 8월호’를 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83조원을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는 정부의 총수입에서 총지출 및 국민연금·사학연금·고용보험·산재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뺀 나라살림 지표다. 이는 정부가 올해 본예산에 반영한 연간 적자 전망치(58조2천억원)보다 24조8천억원이나 많다.
상반기 세수 부족 탓에 적자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6월 국세 수입은 178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9조7천억원 감소했다. 국세 수입은 정부 총수입의 64%(지난해 기준)가량을 차지한다. 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 등 주요 세목을 중심으로 세금이 수십조원 덜 걷히며 재정적자 확대를 이끈 셈이다.
6월까지 들어온 국세 세수는 정부 연간 목표치의 44.6%에 불과했다. 지난해 6월보다 10.4%포인트(추경 예산 기준) 낮은 수준이다. 국세 수입을 포함한 상반기 정부의 총수입은 296조2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조1천억원 줄었다.
올해 들어 6월까지 정부의 총지출도 351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조7천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코로나19 대응 및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으로 정부 지출이 이례적으로 많았던 까닭이다. 기재부는 “통상 2분기(4∼6월)에는 주요 세입이 적어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이 연중 가장 심화된다”고 설명했다. 재정 적자가 6월까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이후 축소되는 흐름을 보인다는 얘기다.
지난 6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1083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견줘 49조9천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정부가 본예산에 반영한 중앙정부 채무 전망치는 1101조7천억원이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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