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7∼9월)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이 0.7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갈수록 심화하는 저출산에 코로나19로 결혼까지 줄어든 영향이다. 통계청은 4분기(10∼12월) 합계 출산율이 사상 최초로 0.6명대로 추락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9월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 3분기 국내 합계 출산율은 0.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0.1명 줄었다. 3분기 기준으론 2009년 해당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다. 국내 합계 출산율은 2018년(0.98명)에 처음으로 1명대가 무너졌고, 지난해 3분기 0.8명, 4분기 0.7명, 올해 1분기 0.81명, 2분기와 3분기 각 0.7명으로 내려왔다.
합계 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현재의 인구 수를 유지하려면 출생 성비, 영아 사망 등을 고려한 합계 출산율이 최소 2.1명을 넘어야 한다. 저출산 심화로 인구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저출산과 더불어 코로나 시기 결혼이 미뤄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결혼하고 첫아이를 낳기까지 2.4∼2.5년가량 걸리는데, 혼인 건수 감소로 출생아 수도 줄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연간 혼인 건수는 약 19만건으로 역대 가장 적었다.
3분기 출생아 수도 5만679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급감했다. 반면 3분기 사망자 수는 8만7143명으로 1년 전보다 2.1% 증가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은 까닭에 3분기 전체 인구는 3만350명 자연 감소했다. 국내 인구는 2019년 11월부터 지난 9월까지 47개월 연속 줄고 있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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