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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불황때 이혼·자살 급증…거시경제 안정 힘써야

등록 2010-09-26 17:39수정 2010-10-25 15:38

경제성장률과 이혼증가율 추이
경제성장률과 이혼증가율 추이
[열려라 경제]경기변동과 사회병리현상 진단&전망
가계부채 증가·소득 양극화 해소대책 필요
성장 잠재력 키우고 고령화사회 대비도 절실
서민경제가 장기간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살·이혼과 같은 사회병리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자살자 수는 외환위기 이전(1983~1997년 평균) 인구 10만명당 9.1명이었으나 외환위기 이후(1998~2009년 평균)에는 두배가 넘는 21.2명으로 증가했다. 이혼도 인구 1000명당 평균 1.2건에서 2.7건으로 늘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과 이혼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둘 다 불명예스러운 1위이다. 증가 속도 역시 가장 빠른 수준에 속한다. 2009년 기준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31명에 달해 하루 평균 42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혼율도 가장 높다. 지난해에만 하루에 340쌍이 헤어졌다.

자살과 이혼의 증가는 사회적 가치관, 문화와 제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하지만 경제환경의 변화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경쟁심화, 구조조정, 성장세 둔화, 고용불안, 가계부실, 양극화 등 경제적 스트레스가 증가하여 경제사회구조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계층을 중심으로 자살, 이혼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 실업률 등 주요 경기변수와 비교해 보면, 자살과 이혼은 경기침체기에 빠르게 증가하고 호황기에 증가세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단기적으로 경기변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림과 같이 이혼증가율은 외환위기 당시 30%에 육박할 정도로 급격히 상승했다가 경기가 회복세를 보인 1999년과 2000년에는 1%대로 하락했다. 그러나 카드사태로 성장률이 3.1%에 그친 2003년에는 다시 15%로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로 성장률이 0.2%로 떨어진 지난해에도 6.4% 증가했다. 반면 성장률과 반대 추이를 보이는 실업률은 이혼증가율과 유사한 추세를 보였다. 자살증가율도 이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성장률 및 실업률과 강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경기변동에 대해 자살·이혼이 보여주는 반응의 정도를 전체 기간과 외환위기 이후로 구분해 보면, 외환위기 이후의 상관관계가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에는 경제상황의 변화가 이혼·자살에 더욱 큰 영향을 끼쳤음을 뜻한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소득 감소, 실업 증가 등 경제적 어려움이 빈곤, 파산, 부도 등 한계선상에 있던 사람들로 하여금 자살·이혼을 선택하게 한 더욱 중요한 원인이 된 것으로 추측된다.

소득분배 상태도 비교적 높은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분배 상태를 나타내주는 대표적 변수 중 하나인 소득 10분위 배율(상위 10% 소득/하위 10% 소득)과 비교해 보면, 이혼증가율과의 상관계수가 0.83으로 가장 높고, 자살도 0.67 정도로 관계가 밀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대적 박탈감을 야기하는 양극화 현상이 개선되기보다는 심화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 큰 문제이다.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경기 양극화뿐 아니라 가계부실을 동반한 소득 및 자산 양극화 현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자살과 이혼을 크게 줄이기 어려울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자살·이혼이 크게 늘어난 데에는 경기침체, 잠재성장률 하락, 인구구조의 변화, 소득양극화와 가계부실 등 ‘경제적 스트레스’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난 만큼 경제적인 시각에서 사회병리 현상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계의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급격한 경기변동을 줄이는 거시경제 안정책이 요구된다. 과도한 경기침체와 경기부진 장기화는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이 될 뿐 아니라 자살, 이혼 증가로 사회불안을 야기하여 경제 회생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살·이혼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당사자인 가계는 중소기업이나 대부분의 자영업자가 종사하고 있는 내수경기에 민감한 만큼 서민들의 체감경기 개선을 위한 효과적인 경제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가계 부문의 과도한 부채 문제 해결과 소득 및 고용 양극화 문제에 대한 더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소득양극화로 인해 중산층 이하 근로계층이 빈곤계층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우선 잠재성장률의 하락에 대비하여 기업 투자 활성화를 통한 성장 잠재력을 꾸준히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가의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면 가계 경제가 좀더 안정적으로 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에 대한 대책도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공정사회와 가족간 연대감 강화는 경제환경의 악화가 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막아주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자살·이혼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적 통합과 가정의 결속력 강화 노력 등 사회문화적 대책도 절실히 요구된다. 우리 사회가 좀 더 공정해져 상대적 박탈감과 절망감이 줄어든다면 자살·이혼과 같은 사회병리 현상도 크게 감소할 것이다. 우리가 공정사회를 구현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송태정/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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