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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경제 불균형이 낳은 ‘환율전쟁’ 출구는?

등록 2010-10-18 09:52수정 2010-10-25 15:36

[열려라 경제] 환율갈등과 G20의 역할 진단&전망
거시정책 조정 등 ‘난제’ 풀 새 글로벌 거버넌스 필요
내년 의장국 프랑스 ‘환율체제 개편’ 주요 의제 추진
최근 국제 외환시장이 혼돈에 빠져든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환율 갈등이나 일본의 시장개입과 신흥국의 자본통제 등 이른바 환율전쟁 때문이다. 미국 등 선진국의 추가 양적완화(QE2) 역시 그 일환이다. 이런 가운데 외환시장이 국제 금융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사실 우리에게는 낯설지 않은 일이다. 과거 외환위기도 그랬지만, 리먼브러더스 파산 충격이 한창일 때 우리나라는 환율 폭등을 통해 위기가 전염되면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제는 비단 한국과 같은 신흥시장만이 아니라 주요 선진국도 마찬가지 혼란에 직면하고 있다.

세상을 대공황의 끔찍한 악몽으로 몰아갔던 글로벌 금융위기가 2년이나 지났지만, 아직 그 상흔은 제대로 치유되지 못하고 있다. 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강력한 회복에도 불구하고, 회복을 견인했던 정책효과나 재고조정 효과가 소진되면서 또다시 ‘더블딥’(경기 침체 뒤 잠시 회복됐다가 다시 침체하는 현상)의 망령이 부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정이나 통화 측면에서 경기부양 여력이 대부분 소진된 상황에서 환율이 유일한 부양 수단으로 간주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위기 이후 글로벌 시스템의 응집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각국의 정치 프로세스와 맞물려 보호주의 위험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흔히 말하는 경쟁적 평가절하는 이러한 위험을 내포한다. 이제 세계경제의 위기 탈출이 새로운 복병에 직면한 것이다.

환율은 본래 상대가격이다. 따라서 모든 국가들이 동시에 자국 통화가치를 낮게 가져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모든 통화가치가 하락한다면, 이것은 화폐 대비 실물의 가격 상승, 즉 물가 상승으로 귀결된다. 최근 국제 원자재나 상품 가격 상승, 그리고 금 가치 급등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환율 조정에서는 누군가 상승하는 통화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통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 이에 따른 자원배분의 재조정, 혹은 부의 재조정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최근 미국의 달러화 등 선진국 통화 약세에 따른 신흥시장으로의 막대한 자금유입이 단적인 예다. 하지만 이처럼 신흥시장에 자금유입이 집중되면서, 세계경제의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소지가 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잠재적인 불씨가 될 수 있다.

사실 금융위기의 배후에는 이와 같은 글로벌 차원의 광범위한 불균형이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위기의 진정한 극복을 위해서는 불균형의 해소가 요구된다. 여기서 쟁점은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 다른 한편으로 중국 등 신흥국의 막대한 무역흑자라는 불균형이다. 그동안 위기 여파로 세계경제가 급속히 침체되면서, 무역 불균형이 강제적으로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불균형이 다시 늘고 있다. 최근 달러화 약세를 필두로 한 국제 환율의 재조정은 기본적으로 이에 대한 처방이다. 환율 조정을 통해 적자국은 수출을 늘리고, 흑자국은 수입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균형은 몇몇 국가 간 무역 불균형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각국의 거시경제정책 운용방식이나 구조적 왜곡 등과 관련된 시스템 문제로 간주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환율전쟁은 제대로 된 해법이 아니다. 사실 환율은 단순한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문제가 아니다. 각국의 경제역학 관계나 국제 통화·금융질서 등과 맞물린 국제 정치경제학적 쟁점이다. 글로벌 불균형도 결국 각국의 거시정책의 부조화는 물론 달러 기축통화체제로 인한 불균형의 자동적 조정 메커니즘이 결여된 데서 비롯된다. 따라서 불균형의 재조정은 단순한 환율 공조 차원을 넘어서 각국의 거시정책 조정, 또 기축통화체제의 재정비 등 글로벌 거버넌스(지배구조)의 재건을 필요로 한다. 주요 7개국(G7)을 대신해 세계경제의 새로운 거버넌스로 주목받는 주요 20개국(G20)이 풀어야 할 숙제도 이런 것이다.

이렇게 보면, 환율전쟁이 과거 1985년의 플라자 합의와 같은 식으로 해결되기는 힘들다. 불균형에 연루된 이해관계자도 많고, 그 성격이나 해결 과제도 너무 복잡하다. 또 당시 G5 혹은 G7처럼 G20이 강력한 구속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결국 환율의 정치경제학은 당분간 난제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내년에는 프랑스가 G20 의장국이 된다. 이미 프랑스는 중국과 협력하여 국제환율체제 개편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을 계획이다. 따라서 2011년은 국제 경제·통화질서 개편이나 글로벌 거버넌스와 관련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물론 각자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상당한 난항이 불가피하다. 최근 환율전쟁을 중심으로 한 국제 외환시장의 변동성 심화는 그 전주곡이다. 어쩌면 금융위기에서 시작해 경제위기, 재정위기를 거쳐 온 글로벌 위기는 이제 환율위기라는 방식으로 새롭게 진화해 나갈지도 모른다.

장보형/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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