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화배수
[진단과 전망] 미국 추가 양적완화정책 성패
‘달러 풀어 경기부양’ 자금 수요처 없어 난망
유동성만 커져 주변국 인플레이션 유발 예고
‘달러 풀어 경기부양’ 자금 수요처 없어 난망
유동성만 커져 주변국 인플레이션 유발 예고
미국은 오는 11월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공개시장위원회를 열어 제2의 금융완화정책, 즉 미국 중앙은행이 달러를 인쇄기로 찍어내어 이 돈으로 미국의 장기국채를 사들이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고되어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을 앞두고 말들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이 정책이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있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이 정책이 경기를 살리는 효과를 내지 못하고 실패로 끝나고 말 것이라고 한다.
정부의 경제 정책은 기본적으로 다른 조건이 같다면 경제성장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풀어야 한다. 그런데 막히지도 않았는데 풀려고 했을 때는 아무런 효과를 볼 수가 없다. 이런 측면에서 제2의 금융완화정책이 과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미국의 중앙은행이 제1차 금융완화정책으로 약 1조7000억달러를 공급한 이후 이것이 경제를 살리는 효과는 매우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시 한번 약 1조달러에 가까운 대량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는데, 그 기대효과는 무엇일까? 그것은 먼저는 장기 금리를 낮추어서 자금의 조달비용을 낮추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보유통화의 양을 늘려서 자금의 공급량을 늘리자는 것이다. 그러면 과연 금융완화 효과는 나타날 것인가?
먼저 자금의 수요 측면을 보자. 기업은 투자를 했을 때 나오는 수익이 자금의 조달비용보다 더 높아 보일 때 자금을 빌린다. 즉, 사업의 전망이 좋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 미국의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만약 자금을 필요로 한다면 이는 생산적인 사용이 아니라 배당의 지급이나 자사주 매입이나 기업매수를 위한 자금, 즉 비생산적인 이전 자금 수요일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 기업의 자금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음으로 가계를 보자. 가계의 자금 수요란 가계의 총예상수입 중에서 현재 얼마나 많은 돈을 지출할 것인가를 결정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즉, 가계가 장래에 벌어들일 소득이 많고 안정적으로 보이면 지금 현금을 많이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미국 가계는 실업률이 높고, 가계의 주요 자산인 주택가격이 내려가고 있어 장래의 소득 전망이 매우 불투명하다. 이런 마당에 미국의 가계가 지금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 대출을 늘릴 가능성은 매우 적다. 이런 면에서 보면 미국의 가계나 기업 쪽에서 자금의 수요가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리고 실제로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의 가계와 기업에서 새로운 대출(신용)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이 부족한 신용은 모두 정부 부문에서 메워주고 있다.
다음에는 자금의 공급 측면을 보자. 이 말은 비록 중앙은행이 지급준비통화를 공급하더라도 시중은행이 기업이나 가계에 신용으로 공급해야 이 자금이 실물경제 속으로 들어간다는 말이다. 아무리 중앙은행이 자금을 공급하더라도 은행들 사이에서만 머물고 있다면 이는 실제로 경기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지금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큰 논란 중 하나는 통화의 배수에 관한 문제다. 통화배수란 통화량(이것이 M1일 수도 있고 M2일 수도 있다)을 기본통화(시중 현금과 금융기관 보유 현금)로 나눈 값이다. 즉, 금융기관이 보유한 기본통화량이 많아지면 자연히 이것을 기초로 신용이 늘어나서 통화량이 늘어나야 한다. 그런데 장기로 이 값이 계속 낮아져오다 최근에는 1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중앙은행이 보유통화를 늘려 자금을 공급했을 때 이 돈이 시중은행을 통해서 가계나 기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중앙은행으로 되돌아와 버리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다. 하나는 현재 시중은행의 자산의 질이 매우 나빠서 언제든지 여기서 손실이 날 수 있기 때문에 더는 돈을 빌려주지 못하고 자산 부실을 대비해서 항상 현금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하나는 시중은행이 자금을 빌려주면 돌려받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대출조건을 까다롭게 하거나 아니면 대출자들이 자금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이번에 다시 돈을 풀더라도 이 돈이 통화배수를 올려서, 즉 중앙은행의 보유통화공급이 시중은행을 통해서 민간으로 흘러간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보아 제2의 금융완화정책은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많을 것이다. 지금 짐작되는 부정적인 효과란 과연 중앙은행이 계속해서 자금의 공급량을 늘리면 나중에 이를 어떻게 회수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자금의 공급은 자연히 미국 달러의 대외가격을 낮출 것이고 여기에 장기 저금리 현상까지 보태어져서 이 달러 자금이 ‘캐리 트레이드’로 외국의 각종 자산과 국제 상품가격을 올리는 투기적인 노릇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미국에서 주변국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시기이다. 이론적으로는 이 자금은 물가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기까지는 무한으로 공급될 수 있다. 그래서 주변국에서 자산 거품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하상주/하상주 투자교실 대표
만약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이번에 다시 돈을 풀더라도 이 돈이 통화배수를 올려서, 즉 중앙은행의 보유통화공급이 시중은행을 통해서 민간으로 흘러간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보아 제2의 금융완화정책은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많을 것이다. 지금 짐작되는 부정적인 효과란 과연 중앙은행이 계속해서 자금의 공급량을 늘리면 나중에 이를 어떻게 회수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자금의 공급은 자연히 미국 달러의 대외가격을 낮출 것이고 여기에 장기 저금리 현상까지 보태어져서 이 달러 자금이 ‘캐리 트레이드’로 외국의 각종 자산과 국제 상품가격을 올리는 투기적인 노릇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미국에서 주변국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시기이다. 이론적으로는 이 자금은 물가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기까지는 무한으로 공급될 수 있다. 그래서 주변국에서 자산 거품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하상주/하상주 투자교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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