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한국의 소비자 물가 추이
[진단&전망] 중 금리인상의 시사점
중국, 금리인상 계기 시장친화적 통제로 전환
정부, 공정위 통한 행정적 접근 부작용 불보듯
중국, 금리인상 계기 시장친화적 통제로 전환
정부, 공정위 통한 행정적 접근 부작용 불보듯
지난해 기대 이상의 경제 성적에 들떠 성탄절 파티가 무르익을 무렵, 새로운 한파가 몰아쳤다. 12월25일 중국이 느닷없이 금리를 인상한 것이다. 물론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었다. 중국은 이미 지난 10월 2년 10개월 만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또 중국 내 물가 불안을 고려할 때 연내 추가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게 중론이었다. 다만 연말이 다가오면서도 막상 금리인상이 이뤄지지 않아, 결국 새해로 넘어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대세가 되던 무렵이었다. 이번에도 중국은 시장의 의표를 찌르면서 이른바 외압보다는 자체 필요성을 우선시하는 당국의 스탠스를 과시했다.
전격적인 금리인상의 배경은 최근 고조되고 있는 물가불안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28개월 이래 최고치인 5.1%를 기록하면서 우려를 낳았다. 물가불안은 임금인상 요구나 사회적 재분배 등을 통해 사회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탓이다.
물론 최근 물가 급등은 기상 악화와 작황 부진에 따른 식료품물가 앙등과 같은 계절적,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크지만, 위기 이후 빠른 경기회복과 과잉유동성에 따른 수요 측면의 영향도 무시하기 힘들다. 게다가 부동산 경기과열이 제대로 통제되지 못하는 가운데 거품 붕괴나 잠재적인 금융불안 소지를 차단하기 위한 노력도 읽을 수 있다. 좌우간 이번 추가 금리인상을 매개로 긴축강화가 2011년 중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다행이랄까, 애초 우려와는 달리 연말 중국의 금리인상 직후 대내외 시장 반응은 그다지 나쁘지 않은 모습이다. 금리인상 폭이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에 부합한데다, 오히려 타이밍은 시장 예상보다 늦어져 이미 그 영향이 선반영된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이른바 G3가 계속해서 위기 후유증에 시달리며 양적완화에 치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금리인상은 그만큼 중국경제의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보자면, 금리인상을 통해 중국의 내부 불균형이나 불안요인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측면으로 평가된다. 특히 대형 국영은행 중심으로 무분별한 대출에 따른 과잉투자 압력을 억제함으로써 건전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실 중국은 2011년부터 시작될 제12차 5개년 계획을 통해 균형성장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런 맥락에서 긴축은 단순히 경기나 물가흐름에 대응한 통화정책 조절 차원이 아니라 중기적 안목에서 중국경제의 체질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미 중국은 새해 통화정책 기조를 기존의 “느슨한”에서 “신중한”으로 바꾸었다. 물론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이런 정책기조의 변화를 전면적인 긴축 시행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기본적인 방향은 정책 정상화라는 측면에서 긴축의 본격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올해도 아마 두세 차례 이상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중국의 통화긴축 행보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더는 미시적, 직접적 수단에 의존하기보다는 거시적, 간접적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긴축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이미 2009년 말부터였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국은 가격제한이나 은행 창구지도 혹은 지준율 인상 등 미시적, 행정적 수단에 치중해 왔다. 그 결과 경기과열 억제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실적 부풀리기에 부심한 지방정부와 충돌하면서 행정 왜곡이 빚어지는가 하면, 규제 시행 시점과 맞물린 신용 부침이나 규제 허점 등의 문제점이 속출하면서 정책 효력이 훼손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위안화 절상, 또 두 번의 금리인상을 계기로 중국의 긴축방향은 점차 ‘시장 친화적인’(?) 거시적 차원의 통제로 옮겨가고 있다. 경제의 안정성장을 위해 거시적인 불균형의 시정에 역점을 둔 것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물가불안이 현실화되면서, 정부의 물가관리에 비상등이 커졌다. 특히 건전한 국내 경쟁환경의 조성을 책임지는 공정거래위원회마저 이제 물가관리의 파수꾼을 자처한다. 시장담합 등과 같은 독과점적 기업행태에 따른 가격왜곡을 시정함으로써 서민생활의 안정을 기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물가불안을 ‘기업 때려잡기’로 해결하려는 것은 근시안적 해법이며, 또다른 가격왜곡이나 과잉규제 등의 문제를 낳을 수 있다. 급속한 경기회복에 따른 총수요 압력은 물론이고 기상이변과 같은 시스템적 불확실성, 원자재의 높은 수입의존도, 과잉 유동성 혹은 고환율 기조 등의 거시적 쟁점을 제쳐두고서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의 긴축 행보는 최근 국내외에서 관심이 집중된 측면, 즉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나 세계경제의 부정적 영향 등의 쟁점 외에도 이처럼 정책운용의 측면에서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지닌다. 물가관리의 거시적 차원을 곰곰이 되씹어볼 필요가 크다.
장보형/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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