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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최태원, 공개 ‘이혼 요구’ 노소영 “가정 지키겠다”

등록 2015-12-29 19:44수정 2016-01-16 00:10

왼쪽부터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 노소영 나비아트센터 관장.
왼쪽부터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 노소영 나비아트센터 관장.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 내연녀와 혼외 자녀의 존재를 공개하면서 부인인 노소영 나비아트센터 관장과 이혼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이례적 방식으로 ‘고백’을 한 배경과 이혼이 에스케이그룹 지배구조에 끼칠 영향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노 관장은 이혼할 뜻이 없다고 주변에 밝혔다.

내연녀·혼외자 이례적 고백
노소영 “가족 지키겠다” 거부 뜻

이혼 이뤄지면 재산분할 등
SK그룹 지분구조 변화 가능성

최 회장은 12월29일치 <세계일보>에 보도된 편지를 통해 “저와 노소영 관장은 십년이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습니다. 이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던 중에 우연히 마음의 위로가 되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중략) 그러던 중 수년 전 여름에 저와 그분과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노 관장도 아이와 아이 엄마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이혼 논의가 오가던) 그 무렵 시작된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 등”으로 인해 이혼 절차가 늦어졌다며 “노 관장과, 이제는 장성한 아이들이 받았을 상처를 보듬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할 생각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재벌 회장들의 ‘두집 살림’ 스캔들은 그동안 종종 있어 왔다. 최 회장도 수년 전부터 사실상 이혼 상태라는 말이 돌았고 언론에도 보도됐다. 하지만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 스스로 불륜 사실을 공개하고 이혼 요구를 공론화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에스케이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다른 경로로 내연녀와 혼외자의 존재가 폭로되느니 차라리 고백의 형식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여론의 비판을 반감시키려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혼외자 파문으로 ‘불명예 퇴진’을 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사례와 편지 형식을 취하면 자신이 설정한 프레임으로 이번 사안을 대중에게 설명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또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를 언론에 공개한 것을 두고 최 회장이 자신의 이혼 요구를 오랫동안 거부해온 노 관장을 압박하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온다.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어머니인 김옥숙씨까지 건강이 매우 안 좋아져 당분간 이혼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는 게 최근 그룹 안팎의 대체적인 분위기였다.

노 관장은 최 회장의 편지가 보도된 이날 지인에게 “이혼하지 않는다. 세 아이들의 엄마로서 가정을 지키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근 노 관장을 만난 한 여성계 인사도 “최 회장과의 이혼설 이야기가 나왔는데, 노 관장은 ‘이혼하지 않겠다. 가정을 지키겠다’는 뜻이 강했다”고 전했다.

이혼이 성사돼도 재산 분할과 위자료 지급이 문제로 남는다. 최 회장의 재산은 시가 4조원대 초반인 그룹 지주회사 에스케이㈜ 지분 23.4%가 전부이다시피 하다. 그런데 이마저도 결혼 이후 불린 재산인데다 이혼의 귀책사유도 최 회장에게 있어 지분 상당 부분을 노 관장에게 넘겨야 할 수도 있다. 현재 법원에서는 혼인 중 형성된 재산은 부인 몫을 절반까지 인정해준다.

이 경우 최 회장의 그룹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하고, 최 회장 취임 때 낮은 대주주 지분율을 고려해 상속 지분을 포기해준 사촌형(최신원 에스케이씨(SKC) 회장), 친동생(최재원 에스케이그룹 부회장) 등과의 관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최 회장과 노 관장 사이에서 태어난 20대 자녀 셋 또한 지분이 전혀 없다. 결국 지분 정리 과정이 복잡하고 오랫동안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두번이나 특사로 풀어줬는데 조강지처부터 버렸다’는 여론의 비판도 최 회장이 넘어야 할 산이다.

에스케이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꼭 자녀들에게 넘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 보는 이목이 있는데 (지분 정리나 상속은) 순리대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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