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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연준처럼 금리 더 올릴 수 있나…셈법 복잡해진 한은

등록 2023-09-21 19:42수정 2023-09-22 02:4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미국과의 정책금리 격차, 가계부채 증가, 국제 유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하지만 경기 부진, 금융시장 불안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런 딜레마로 5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해온 한은이 10월에는 인상 행보를 재개할지 주목된다.

연준이 20일(현지시각)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정책금리 예상치(점도표)를 보면, 앞으로 미국 통화정책은 2025년까지 긴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내년과 2025년에 대한 연준의 정책금리 예상치가 눈길을 끈다. 지난 6월 4.6%로 나왔던 내년 말 금리 예상치(중간값)는 0.5%포인트 높은 5.1%, 2025년 말 예상치도 3.4%에서 3.9%로 상향 조정됐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올해 안에 한차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고, 내년에도 예상보다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추거나 덜 인하하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고 평가했다.

애초 시장에서는 연준이 지난 6월부터 통화긴축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조만간 정책금리 인상 종료 신호도 나오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 연준은 되레 정책금리를 더 높이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상보다 강한 경기회복세로 고물가가 잘 꺾이지 않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연준의 통화긴축으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한은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3.50%까지 끌어올린 뒤 지난 2월부터 5차례 연속 동결한 터다. 우선 2.00%포인트까지 벌어졌고, 향후 더 확대될 수 있는 한-미 정책금리 격차는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국보다 안전한 투자처인 미국이 금리까지 높아지면 외국인 투자금이 이동하고,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올 4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가계대출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이미 가계대출 증가세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상승률이 3%대로 둔화한 소비자물가가 최근 국제유가 재반등 탓에 다시 불안 조짐을 보이는 것도 금리 상방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경기 둔화와 금융시장 불안은 쉽사리 금리를 더 높이지 못하게 하는 제약 요인이다. 우리 경제는 중국 경기 악화와 국제 유가 급등 등으로 올해 ‘상저하고’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에 휩싸여 있다. 아울러 기준금리가 더 높아지면 가계부채와 자영업자 부채, 부동산 관련 부채 등이 부실화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금융시장 불안도 한은에는 부담이다. 다음 한은 금통위 회의는 다음달 19일에 열린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이창용 한은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정부와 한국은행은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빈틈없는 공조하에 긴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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