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마포구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부착된 안내문. 연합뉴스
정부가 12·16 대책에서 15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주택구매 목적 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한 것과 관련해 ‘위헌 소지’ 논란이 일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7일 집값 ‘버블’(거품) 우려에 대응한 정책적 선택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집값 상승을 선도하는 15억원 초과 아파트들이 주택시장에 상당한 거품을 만들고 있으며, 이는 금융 불안정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담보인정비율(LTV)을 0%로 설정하는 전면 대응이 필요했다는 얘기다.
은 위원장은 이날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엘티브이 규제는 금융기관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붕괴되면 거시건전성이 괜찮겠냐”고 말했다. 그는 또 전례 없는 엘티브이 0% 규제에 대해 “(부동산 가격과) 싸우겠다는 의지로 읽어달라”고 말했다. 특정 주택 대출에 대한 건전성을 관리할 때 엘티브이를 0%까지 떨어뜨릴 필요는 없지만, 전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서 특정 가격대 아파트의 엘티브이 규제를 0%까지 끌어내렸다는 얘기다. 그는 “(주택시장에 대해) 지금이 버블”이라며 “집값이 폭락한다는 게 아니라 금융위원장은 그 부분을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은 ‘투 얼리’(Too early·너무 이르다)라고 말할 수 있는데, 2007년 거제도에서 조선업 시장이 호황이라 개도 1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 할 때였는데, 지금 이렇게 될지 누가 알았느냐”고 반문했다. 또 은 위원장은 보유 중이던 2주택 중 세종시 소재 주택을 처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옛날엔 거기서 근무할 생각으로 샀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정희찬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에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중 일부 위헌 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정 변호사는 “헌법 23조는 모든 국민의 재산은 보장된다고 하고 있다”며 “기본권 제한에는 법률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것이 명백한데, 대출 금지는 법률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헌재가 이번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받아들이면 180일(6개월) 이내에 선고를 해야 한다.
정세라 황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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