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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엉뚱한 ‘홍대 누드모델 도촬’ 기사 버젓이…‘어뷰징’ 판 까는 네이버

등록 2018-05-07 15:04수정 2018-08-05 11:49

[네이버에 갇힌 대한민국]
네이버, 어뷰징 막으려 2016년 도입
언론사에 주제별 운영 맡겼지만…

‘동물공감판’ 한겨레 기사 표절
취업·창업 기사 전문 ‘잡앤’은
‘홍대 누드모델 도촬’ 메인 노출

네이버 “편집권은 언론사에” 해명
전문가 “방문자 수로 돈 벌어 방관”
기사 어뷰징(비슷한 글을 반복적으로 베껴서 올리는 행위)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2016년 2월 네이버가 도입한 ‘주제판’(네이버판)이 되레 표절과 어뷰징이 난무하는 판이 되고 있다. 언론사에 주제판 운영을 맡겨 네이버 메인(첫 화면)에 노출되기 위한 어뷰징 시도를 차단하겠다는 의도였으나 결과는 딴판으로 나타난 셈이다. 여기에 일반 기사에 대한 고질적인 표절도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복제든 아니든 검색 체류시간만 늘리면 된다는 네이버의 무책임이 표절과 어뷰징을 불러온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5일 온라인에선 ‘홍대 누드모델 도촬 사건’이 화제였다. 홍익대학교 회화과 수업 도중 한 학생이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몰래 촬영해 ‘워마드’에 유포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네이버 등 포털에는 제목만 바꾼 기사들이 삽시간에 수십건 쏟아졌다. 취업·창업 전문 네이버판 ‘잡앤’(JOB&)에도 이 기사가 이틀 동안 머리기사로 노출됐다. 잡앤 코너에는 6일 현재 ‘속옷 노출 청바지’처럼 취업·창업·직업과 무관한 어뷰징 기사가 수두룩하다.

주제판에선 어뷰징과 함께 표절도 버젓이 이뤄진다. 동물전문매체 ‘애니멀피플’(애피)이 3월10일 온라인에 노출한 ‘흡혈동물 산거머리, 야생동물 조사 일꾼이 되다’ 기사는 네이버 ‘동물공감판’에서 토씨만 바꾼 채 거의 그대로 복제(사진)돼 3월15일부터 이틀 동안 머리기사로 올라갔다. 3월16일, 애피 쪽이 항의 메일을 보내자 동물공감 쪽은 “미안하다”며 표절을 인정하는 답장을 보내왔다. 하지만 해당 기사는 표절 문장만 고친 채 여전히 게시돼 있다.

기사 표절은 연예 뉴스 부문에서도 비일비재하다. 온라인 매체 연예기자 몇몇은 표절과 관련한 <한겨레>의 물음에 “내가 표절을 하기도 하고, 표절을 당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 온라인 매체 기자는 “이전 군소 매체에 있을 때는 내가 쓴 기사의 70~80%가 표절 기사였다”며 “‘단독’이나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 화제가 된 소재는 빨리 써야 트래픽에 도움이 되기에 확인 없이 베껴 쓴다”고 말했다.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평론가들의 글을 기자 본인 생각인 것처럼 말만 바꿔 쓰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어뷰징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결국 돈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어뷰징에 따른 트래픽(이용자 유입 수치)으로 네이버가 돈을 번다. 사회적 비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근절하지 않는 이유”라며 “여기에는 독점 포털의 자신감 또는 뻔뻔함도 깔려 있다”고 했다.

네이버의 문제점을 비판한 <두 얼굴의 네이버>의 저자인 김인성씨도 “언론 콘텐츠는 생산비용이 가장 비싼 콘텐츠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네이버는 검색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 콘텐츠를 우대하고 불법 복제를 방관함으로써 창작자의 수익을 빼앗고 있다”고 비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주제판의 운영은 전적으로 합작을 맺은 언론사 편집권의 영역이기 때문에 별도 입장을 내기 어렵다”며 “검색 품질을 높이기 위해 어뷰징과 표절에 대해 스크린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승훈 남지은 박준용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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