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IT

그 좋다는 ‘고객중심’ 요금제, 이통사들 왜 문자홍보 안할까 [더(The)친절한 기자들]

등록 2018-09-03 10:35수정 2022-08-19 11:47

[더(The) 친절한 기자들]
“고객부담 줄였다” 강조하면서
정작 기존 고객에 SMS 홍보는 안해
통신사들 “광고문자 싫어한다”지만
요금제 변경 따른 ‘매출감소’ 우려탓
에스케이텔레콤 홍보 모델들이 신규 요금제 ‘T플랜’이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알리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제공
에스케이텔레콤 홍보 모델들이 신규 요금제 ‘T플랜’이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알리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제공

“요금제 바꾸셨어요? 데이터 얼마쓰세요?”

통신분야를 담당하며, 최근 통신사 대리점 직원도 아닌데 만나는 사람마다 이렇게 묻는 것이 습관이 됐습니다. 에스케이텔레콤(SKT)·케이티(KT)·엘지유플러스(LGU+)가 최근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요금제를 개편했는데요. 물어보면, 요금제 개편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절반은 돼보였습니다. 통신사들은 “고객 관점”에서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요금제를 개편했다고 강조하는데, 왜 고객들은 이를 모르는 것일까요?

요금제 개편에 따라, 3만원대 저가요금제나 7만원대 이상 고가요금제를 쓰면서 데이터 기본 제공량이 부족했다고 느낀 소비자들은 새 요금제로 바꾸는게 유리합니다. 기존 월 3만2890원짜리 요금제는 데이터 기본 제공량이 300MB에 그쳤는데, 월 110원만 더 내면 1~1.3GB를 주기 때문입니다. 7만원대 이상 고가요금제를 쓰던 ‘데이터 헤비 유저’들도 6만9천원에 100~150GB를 주는 요금제나, 완전무제한 요금제로 갈아타는 것이 낫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모르는 걸까요? 통신사들은 요금제 개편을 “열심히 알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언론사 상대로 기자설명회도 하고 보도자료도 배포합니다. 대리점 등 유통채널과 매체 광고로 홍보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바꾸는게 유리한 고객에게 직접 문자메시지나 고객센터 앱 ‘푸싱’을 통해 알리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일텐데, 통신 3사에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문자메시지를 통해 홍보한 회사는 에스케이텔레콤 한곳에 불과했습니다. 그마저도 광고 수신에 동의한 저가요금제 고객에게 ‘요금제 개편 내용 전체’를 보내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케이티 홍보 모델들이 신규 요금제 ‘데이터ON’의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겼다고 알리고 있다. 케이티 제공
케이티 홍보 모델들이 신규 요금제 ‘데이터ON’의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겼다고 알리고 있다. 케이티 제공

통신사들은 “고객들이 문자 보내는 것을 싫어해 보내지 않는다”고 핑계를 댑니다. 이런 요금제 개편 ‘권유’ 문자메시지는 ‘광고’에 해당하는데, 고객들이 광고 수신에 대부분 동의하지 않고, 보낸다 하더라도 스팸으로 느낀다는 것이죠. 그러나 통신사들은 다른 광고문자는 고객들이 싫어할 것 같아도 자주 보냅니다. 예컨대, 고객의 위치정보를 활용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만 해도 ‘로밍요금제’에 가입하라고 문자를 보내기도 하고, 2세대(G)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3세대(G)로 바꾸라는 권유를 끈질기게 하기도 합니다.

통신사들이 개편된 요금제의 기존고객 개별홍보에 소극적인 진짜 이유는, 고객들이 광고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요금제를 많이 바꿀수록 ‘매출’이 줄거나, 데이터 이용량이 늘어 트래픽 관리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싼 요금제를 쓰던 고객에게 비싼 요금제를 쓰라고 권유하면 고객이 싫어할 것이고, 비싼 요금제를 쓰던 고객에게 싼 요금제를 쓰라고 권유하기도 매출 감소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요금제 개편 홍보가 ‘광고’에 해당하는지는 따져볼 문제입니다. 같거나, 비슷한 가격의 요금제가 제공하는 혜택이 늘어났다는 안내는 이번 달 데이터 제공량을 다 소진했을 때 보내는 문자처럼 ‘정보’ 문자로 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설사 광고라 할지라도 ‘고객가치 우선’을 내세워 홍보했다면, 요금제를 바꾸는게 유리한 고객에게 개별적으로 알리는 것이 ‘고객가치 우선’ 아닐까요?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매일 2740원, 매일 2025원…각양각색 ‘소액 적금’ 유행 1.

매일 2740원, 매일 2025원…각양각색 ‘소액 적금’ 유행

중국·중동 생산 급증, 석유화학 경쟁력 위기 2.

중국·중동 생산 급증, 석유화학 경쟁력 위기

오름세 증시 ‘윤석열 체포 중단’ 소식에 ‘뚝’…코스피 엿새 만에 반등 3.

오름세 증시 ‘윤석열 체포 중단’ 소식에 ‘뚝’…코스피 엿새 만에 반등

자동차 개소세 30% 인하…3만원 숙박쿠폰 100만장 배포 4.

자동차 개소세 30% 인하…3만원 숙박쿠폰 100만장 배포

[단독]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땅 밑까지 콘크리트…의아했다” 5.

[단독]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땅 밑까지 콘크리트…의아했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