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일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모두 리터당 2천원선을 돌파한 가운데 휘발유 가격이 경유 가격을 다시 넘어섰다. 연합뉴스
에쓰오일에 이어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2분기 실적도 고공행진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최대치를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배 이상 증가했다. 고유가로 소비자들은 허리가 휘었던 것과 달리,
정유사들은 그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실적 발표 보도자료에서 “석유제품 수출물량 증가 덕”이라고 강조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2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19조9053억원의 매출을 올려 2조329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76.9%, 영업이익은 318.9% 증가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 불안과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등의 영향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됐고,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사업 이익 증가, 설비 운영 최적화 등이 손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사업별로 보면, 휘발유·경유 같은 석유사업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이 부문 영업이익만도 2조2291억원에 달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7224억원 늘었다.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길이 막히면서 유럽연합 국가들을 중심으로 경유 수요가 급증해 국내 경유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덕이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석유제품 공급차질 우려와 포스트 코로나 기조 정착으로 인한 수요 회복 기대감 등 영향으로 2분기 정제마진이 초강세를 유지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선 1조2880억원의 매출을 올려 3266억원의 적자를 냈다. 전 분기에 견줘 적자폭이 커졌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물류비 증가와 판매물량 감소 영향”이라며 “하반기에는 미국 조지아 1공장과 헝가리 2공장 등 신규 공장의 수율 안정화와 중국 옌청 2공장 가동 등 외형 성장이 지속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화학 사업에선 760억원, 윤활유 사업에선 255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배터리 소재 사업에선 1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최근 시황 개선으로 확보한 투자재원을 바탕으로 향후 수소, 원자력, 에너지솔루션 스타트업 등 미래 에너지 분야를 발굴하고,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특히 배터리·소재 부문에만 앞으로 12조원을 추가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양섭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저탄소·무탄소 에너지와 순환경제 중심의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에너지 소재 회사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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