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국제 이동통신 전시회 ‘엠더블유시(MWC)’에 삼성전자 부스가 차려져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 갈무리
삼성전자가 중국 상하이에서 28일 개막한 이동통신 전시회 ‘엠더블유시(MWC) 상하이’에 불참했다.
올해 엠더블유시 상하이는 10회째를 맞았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 많은 기업들이 찾을 수 있는 여건이 되었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참여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국 언론은 엠더블유시 상하이에 “삼성전자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불참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삼성전자가 코로나19가 한창인 2021년에도 행사 부스를 차렸던 점에 비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10회째를 맞는 행사에서 2017년을 제외하고 참석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보도했다.
중국 언론이 삼성전자 불참에 주목한 것은 미국이 중국의 첨단기술 견제가 높아지는 상황 속에 엠더블유시가 열렸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 등으로 한중관계가 악화했고, 미국이 결성한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CHIP4)’ 참여 논의도 계속되는 등 정치적 의사가 반영된 불참이란 해석이다.
엠더블유시 상하이가 ‘중국 안방 잔치’로 전락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중국 정부의 ‘자국 제조사’ 지원책과 애국주의 소비 등으로 인해 애플을 제외하곤 글로벌 기업들이 좀처럼 중국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 결과,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1%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에선 비보와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올해 엠더블유시 상하이에 부스를 차린 기업은 2019년 550개에서 300개 기업으로 대폭 줄었다. 심지어 짐 캐시 퀄컴 최고사업책임자(COO)가 행사 기조연설자로 이름을 올렸음에도 퀄컴은 따로 부스를 차리지 않았다. 올해 2월 엠더블유시 바르셀로나 행사에 참여한 에스케이(SK)텔레콤과 케이티(KT)도 2019년부터 참석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쪽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엠더블유시 본행사에 참여한 만큼 상하이 지역 행사는 중국 법인 차원에서 현지 사업 상황을 고려해 불참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지난 2월 갤럭시에스(S)23 시리즈 출시 뒤 공개할 신제품이 없고, 7월 신형 폴더블폰 시리즈를 공개하는 서울 언팩 행사를 앞둔 점을 불참 이유로 꼽는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