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을 불러 인플레이션 대책을 상의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14~15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연준이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보다 큰 ‘자이언트 스텝’(0.75%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인플레이션에 관한 잇따른 악재에 대응하려면 기대를 뛰어넘는 금리 인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 연준 안팎에서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 회의 뒤 “0.75%포인트 인상은 연방공개시장위가 적극 고려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연준은 지난달 4일 22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단번에 0.5%포인트 올려 0.75~1%로 만들었다. 당시 파월 의장은 두 세 차례 더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히는 한편, 한번에 0.75%포인트를 올리는 방안은 사실상 배제했다. 그러나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8.6% 치솟으며 41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는 발표가 이달 10일에 나와 인플레이션 공포가 더 커졌다. 미국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같은 날 1갤런(약 3.785ℓ)당 5달러(6453원)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이 신문은 이달 4일 연준이 예비 회의를 열었을 때만 해도 이달과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에서 잇따라 0.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하자는 분위기가 대세였다고 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예상을 뛰어넘고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도 더욱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연준이 과감한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 타임스>도 월가에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 회의 때까지 기준금리가 2.75~3%까지 오를 것이라고 본다며, 이 수준에 이르려면 그때까지 세 차례 회의에서 두 번은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 신문도 예상을 초과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연준이 파격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대표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제이피(JP)모건도 각각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0.7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13일 뉴욕 증시의 에스앤피(S&P)500지수가 3.88% 폭락한 데도 급격한 금리 인상 전망이 큰 영향을 미쳤다.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경기침체를 촉진할 가능성과 물가를 잡을 시기를 놓쳐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기침체 동시 발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공포 사이에서 고민 중이라고 보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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