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홍콩의 ‘반송중’ 시위 도중 시위 참가자들이 빅토리아 항구의 부둣가 게양대에서 끌어내려 버린 오성홍기가 고인 물 위에 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부터 4일 새벽까지 홍콩에서 벌어진 ‘반송중’(중국 송환 반대) 시위 도중 일부 참가자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게양대에서 끌어내려 부둣가 바다에 버렸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지난달 21일 일부 시위 참가자가 중국 국가 휘장에 검은색 페인트를 던진 것을 기점으로 시위대의 노골적인 ‘반중 감정’을 또한번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으로 풀이된다.
<에이피>(AP) 통신은 3일 오후 검은 복장을 한 시위 참가자 4명이, 홍콩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빅토리아 항구의 부둣가 게양대에 걸려 있던 오성홍기를 끌어내렸다고 보도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오성홍기에 검은색 페인트칠을 할 것인지 잠시 토론을 벌이다 경찰이 개입하기 전 바다에 던지기로 결정을 내렸다. 잠시 뒤 한 시위 참가자는 “홍콩 독립”이라고 깃발을 들고 게양대 옆에 서 있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4일 시위대가 바다에 던진 오성홍기가 물에 잠긴 모습과 함께 송환법 반대 시위에 맞서 맞불 집회에 참여한 친중파 주민들이 다시 오성홍기를 게양한 사진도 보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오성홍기를 훼손한 시위대를 향해 “국가 주권에 도전” “이성을 잃고 미쳐 날뛰는 일부 폭도” 등으로 강력히 비판했다.
렁춘잉 전 홍콩 행정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성홍기를 끌어내린 시위대 참가자들을 체포할 수 있는 증거를 제공하는 모든 주민에게 100만 홍콩달러를 제공하겠다며 ‘현상금’을 제안하기도 했다. 시위대의 반중 수위가 높아질 경우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할 수도 있어 보인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3일 동안 ‘시민 불복종’ 기간을 선포한 시위대는 3일과 4일 시위에 이어 5일에는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3일에는 홍콩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몽콕과 침사추이 일대에서 12만여명의 시민이 ‘반송중’ 시위에 참가했다.
이용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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