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19일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리는 ‘2020 코펜하겐 민주주의 정상회의’ 주요 참석자 명단. 민주주의연맹 누리집 갈무리
중국이 눈엣가시처럼 여길 만한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국제행사가 마련돼 관심을 끈다. 행사의 내용도 중국이 불편해 할 만한 주제로 채워져 있다.
12일 대만 중앙통신(CNA)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덴마크의 비영리단체인 민주주의연맹(AoD)이 오는 18~19일 화상회의 형식으로 개최하는 ‘2020 코펜하겐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홍콩 청년활동가이자 2014년 ‘우산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도 참가한다.
민주주의연맹 쪽이 낸 자료를 보면, 웡 비서장은 행사 첫날인 18일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홍콩의 전장에서’란 주제로 첫번째 대담자로 나선다. 지난해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 시위의 성과를 알리고, 홍콩 보안법 입법의 위험성을 경고할 것으로 보인다.
차이 총통은 행사 이틀째인 19일 ‘코로나19 사태 속 민주주의 지키기’를 주제로 연설을 할 예정이다. 특히 행사 자료에 차이 총통의 직함이 대만의 공식 국호를 사용한 ‘중화민국 총통’이라고 소개돼 있어 눈길을 끈다. 세계적인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임에도 대만은 중국의 반발에 밀려 지난 5월 열린 세계보건총회(WHA)에 참가하지 못한 바 있다.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중국과 자유사회의 도전’을 주제로 대담을 하게 된다. 미국 내 ’중국 때리기’의 선봉장 격인 폼페이오 장관은 코로나19 책임론부터 홍콩, 대만 문제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에 대해 중국에 대한 비판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이 뿐이 아니다. 맬컴 턴불 전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는 ‘권위주의 차단-외국의 민주주의 간섭’을 주제로 대담에 나선다. 턴불 전 총리는 현직에 있던 2018년 6월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내정 간섭 금지법’ 입법을 주도했다.
또 ‘코로나19 시대 민주주의 보호방안’을 주제로 베라 요로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의 대담도 예정돼 있다. 요로바 부위원장은 지난 10일 유럽연합이 작성한 ‘코로나19 허위사실 대응전략’ 보고서를 발표하고, 코로나19와 관련해 ‘가짜뉴스’를 유포했다고 중국을 꼬집어 비판한 바 있다.
행사 주최 쪽인 민주주의연맹은 덴마크 총리와 나토(NATO) 사무총장을 지낸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이 지난 2017년 창설한 단체다. ‘코펜하겐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이번이 3회째로, 2018년엔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 행사 땐 우자오셰 대만 외교장관이 연설을 한 바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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