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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후원자’까지 수사 범위 확대하는 홍콩 보안법

등록 2020-08-13 18:42수정 2020-08-14 02:34

‘핑궈(빈과)일보’ 지미 라이 등 연계된
후원단체 미·영에 중국 제재 촉구하자
후원자까지 ‘외세결탁’ 가담자로 주시
일본 오사카의 한 시민이 12일 홍콩 당국이 지미 라이 <핑궈(빈과)일보> 창간 사주를 비롯한 민주화 운동가 등 10명을 체포한 데 항의하는 연대 시위를 하고 있다. 오사카/EPA 연합뉴스
일본 오사카의 한 시민이 12일 홍콩 당국이 지미 라이 <핑궈(빈과)일보> 창간 사주를 비롯한 민주화 운동가 등 10명을 체포한 데 항의하는 연대 시위를 하고 있다. 오사카/EPA 연합뉴스

‘홍콩판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미 라이 <핑궈(빈과)일보> 창간 사주 등 10명을 체포했던 경찰이 이들과 관련된 단체와 후원자들에게로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단체가 홍콩보안법을 위반했다는 결론이 나오면, 후원자들도 ‘가담자’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13일 “홍콩 자치 훼손과 관련해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촉구해온 온라인 단체의 후원자들이 경찰 수사의 다음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이 주목하고 있는 단체는 라이를 비롯한 <핑궈일보> 임원진과 아그네스 초우 등 청년활동가들이 관여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경찰 내부 소식통의 말을 따 “지난해 송환법 정국에서 만들어진 인터넷 기반 단체인 ‘스탠드 위드 홍콩’(SWHK)이란 단체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촉구하는 내용의 글을 누리집에 올리고 모금활동을 벌였다”고 덧붙였다. 홍콩보안법이 금지한 ‘외세결탁’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 단체가 5월27일 시작한 다국적 모금운동에는 12일 현재까지 모두 1만8천여명이 참여해, 목표액인 175만달러(미화)에 육박하는 169만달러(21억원)를 후원했다. 이 단체는 모금한 자금으로 향후 2년 동안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홍콩의 상황을 알리고 중국에 대한 압박을 촉구하는 로비자금과 홍보활동 비용 등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경찰 쪽은 2014년 우산혁명의 주역이었던 초우와 학생운동가 출신 프리랜서 기자 윌슨 리, 청년활동가 앤디 리 등이 이 단체의 핵심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또 라이와 그의 아들 이안, 로이스턴 초우 넥스트디지털 최고재무책임자 등이 해외 계좌를 통해 이 단체에 상당한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의 주장대로라면, 지난 10일 체포된 라이 등이 ‘조직 사건’으로 엮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라이는 이날도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이날 오전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과 한 화상 인터뷰에서 “중국을 바꾸지 않으면 세계는 평화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인이 홍콩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높이면, 정치인들이 귀담아듣고 반응할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는 <핑궈일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진행한 ‘독자와의 대화’에선 “회사 주식이 너무 올랐다. 일시적 현상이고 지속가능하지 않으니 이제 그만 사라”고 말했다. <핑궈일보>의 모회사인 넥스트미디어 주가는 그가 체포된 이후 1100%나 폭등했다. 그는 “주식 매입은 우리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홍콩 사회의 일원이라는 점에 큰 용기와 위안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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