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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시청에 불 지르고 관공서 공격…프랑스 연금개혁 반대시위 격화

등록 2023-03-24 15:43수정 2023-03-24 21:06

전국 108만명·파리 12만명 운집
총리 불신임안 부결 뒤 시위 격화
23일(현지시각)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정부의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각)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정부의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연금 개혁안 추진에 대해 방송 인터뷰를 통해 국민에게 이해를 구했지만, 보르도 시청에 누군가 불을 지르는 등 프랑스 시위가 오히려 격화되고 있다.

정년을 62살에서 64살로 늦추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마크롱 정부의 연금 개혁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23일(현지시각) 프랑스 전역에서 일어났다. 프랑스에서는 마크롱 정부가 연금 개혁안 추진을 발표한 지난 1월 이후 대규모 시위만 이번이 9번째인데, 이날도 내무부 추산 108만9000명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이날 수도 파리에서 11만9000명이 시위에 참여했는데, 파리로 한정해서 보면 이날 가장 많은 인원이 모였다. 노조가 추산한 시위 참여 인원은 전국적으로 350여만명, 그리고 파리에서는 80여만명이다.

하루 전날 마크롱 대통령은 <테에프1>(TF1)과 <프랑스2>에 동시 중계된 35분에 걸친 인터뷰에서 “(연금재정의) 수지를 맞출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 이 개혁은 사치나 장난이 아니다”고 말하며 국민을 설득하려 했으나, 노조는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마크롱 정부가 지난 16일 하원 표결을 생략하고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헌법 특별 조항(49조3항)을 사용하면서까지 연금 개혁법안을 강행 추진하자, 민주주의를 형해화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야당이 21일 헌법 특별 조항 사용에 맞서 엘리자베스 보른 총리 불신임안을 제출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로써 의회를 통해 연금 개혁법안을 막을 마지막 방법이 사라지자, 시위 중 폭력 사태가 증가하고 있다.

남서부 보르도에서는 누군가 시청에 불을 질러 시청 입구에서 커다란 불길이 치솟았다. 북부와 서부 여러 지역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는 모습이 목격됐고, 서부 로리앙의 마을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서를 포함한 지역 관공서를 공격했다. 북서부 루앙에서는 젊은 여성 한 명이 크게 다친 채 쓰러져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영국 <비비시> (BBC) 방송은 목격자들 말에 따르면 경찰이 “플래시볼”이라고 불리는 고무총탄을 시위대에게 발사했고, 이 여성이 고무총탄에 맞아 엄지손가락을 잃었다고 전했다. <프랑스24> 방송은 이날 다친 군경이 최소 149명이고 체포된 이도 최소 172명이라고 전했다.

파리 시위에서 참가자 대부분은 평화롭게 거리를 행진했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게 차려입고 복면을 쓴 일부 극단파들이 행진 목적지인 오페라 극장 인근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베에프엠테베>(BFM TV)에 따르면 최소 350명에서 500명 정도 되는 이들이 경찰을 향해 커다란 폭죽을 쏘거나 돌을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 등을 쏘며 강경하게 맞섰다. <비비시>는 파리 경찰관 한 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미화 노동자 파업으로 거리에 넘쳐나는 쓰레기에 누군가 불을 내는 일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미화 노동자들은 27일까지 파업을 계속한다고 이날 노동총연맹이 밝혔다. 파업 때문에 열차, 지하철과 항공은 대폭 축소 운행 중이다. 니스에서 시위자들은 도시 중심에 모여 공항으로 행진하며 봉쇄를 시도했다. 남동부 리옹에서는 철도 노동자, 학생 등이 열차 운행을 막아섰다.

필립 마르티네즈 프랑스 노동총연맹(CGT) 사무총장은 마크롱 대통령이 “불 속으로 휘발유 통을 던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28일 10번째 파업 및 시위를 예고했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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