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미 주도 3각동맹 발디딘 한국, ‘안보 청구서’ 날아든다

등록 2022-11-17 05:00수정 2022-11-17 08:44

3년 만의 외교대전 각국 득실은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맨 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맨 오른쪽)가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프놈펜/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맨 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맨 오른쪽)가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프놈펜/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미·중 정상이 모두 참여한 3년 만의 대규모 ‘외교 이벤트’가 끝나면서, 이 연속 회담이 각국의 국익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냉정한 평가를 받게 됐다. 특히 한국은 북핵 위협과 미-중 전략 경쟁의 심화라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각 동맹으로 가는 결정적인 한 발을 내디뎠다. 이에 대한 찬반을 둘러싸고 상당한 국내적 진통이 예상된다.

8일(현지시각) 중간선거에서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둔 뒤 아시아로 향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적잖은 외교적 성과를 얻어냈다. 14일 ‘옛 친구’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통해, 8월 초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끊겼던 ‘소통 채널’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또 러시아의 핵사용이나 핵위협에 반대한다는 중국의 확실한 입장을 끌어냈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중국과 ‘책임감 있는 경쟁’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외교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또 다른 중요 성과는 13일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을 통해 공개한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성명을 인도·태평양 지역 내 두개 핵심 동맹인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을 한데 묶어 3각 동맹으로 결합하는 데 성공했다. 세 나라 정상은 이 성명에서 3개국이 협력하는 영역을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라고 선언하며, 협력의 지역적 영역을 기존의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동중국해(대만)·남중국해·태평양을 포함하는 사실상 전세계로 확대했다. 나아가 “안보 및 그 외 영역에서도 더 긴밀한 연대를 공고”히 하겠다면서 안보·경제·기술을 아우르는 전방위 협력을 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전세계 현안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협력하는 한·미·일 3각 동맹이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시 주석도 만만치 않은 성과를 얻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진 이튿날인 15일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적대적 정책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확대했다”며 시 주석이 커다란 외교적 승리를 거뒀음을 강조했다. 지난달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제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 지은 시 주석이 미국과 극단적 대립을 피하며, 미국이 다방면에서 걸어오는 ‘대중 포위망’을 견뎌내려는 내실 다지기에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역시 자신들이 강조하는 ‘중국식 현대화’를 통한 외교적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시 주석은 그 밖에 10여개 주요국 정상들과 양자 회담에 나서는 등 주요 외교 무대에서 존재감을 확인했다. 하지만 한·미·일 3각 동맹에 편입되어 가는 △한국에 대한 대응 △골치를 썩이는 북핵 문제 △러시아와 적당한 거리두기 등 만만치 않은 외교적 난제를 떠안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4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나 취임 뒤 첫 대면 정상회담을 열고 있다. 두 정상은 그동안 다섯번 화상·전화회담을 했지만, 직접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리/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4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나 취임 뒤 첫 대면 정상회담을 열고 있다. 두 정상은 그동안 다섯번 화상·전화회담을 했지만, 직접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리/로이터 연합뉴스

한국은 전임 문재인 정부가 유지해온 ‘균형 외교’ 노선을 접고, 미국이 내세우는 ‘규칙 기반 질서’ 등 가치를 매개로 오랫동안 망설여왔던 3각 동맹으로 나아가는 결정적인 한 발을 내디뎠다. 특히 중국이 핵심 이익이라 파악하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3개국이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는 구절을 집어넣었다. 일본은 2021년 4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이 구절을 집어넣은 뒤 △방위비의 대폭 증액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주요 3개 문서 개정 △적기지 공격능력 확보 등 중국 견제를 위한 본격적인 군비 증강 작업을 시작했다. 향후 한국에도 같은 대응을 촉구하는 미·일의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의 ‘결심’을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는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한-아세안 정상회의 머리발언을 통해 공개한 ‘자유·평화·번영’을 3개 키워드로 삼는 한국의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이었다. 13일 이뤄진 한-일 정상회담을 전하는 일본 외무성 문서를 보면,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한국의 독자 전략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고, 두 정상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위해 연대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등 현안 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찾아내지 못했고, 15일 중국과 한 회담에서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시 주석의 결정적인 협력을 얻어내지 못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2천년 전 폼페이 상류층 ‘개인 목욕탕’…냉탕 가로만 10m 1.

2천년 전 폼페이 상류층 ‘개인 목욕탕’…냉탕 가로만 10m

트럼프 취임식, -6도 한파에 실내서 연다…레이건 이후 40년 만에 2.

트럼프 취임식, -6도 한파에 실내서 연다…레이건 이후 40년 만에

“LA 산불, 40년 내 캘리포니아서 최대 규모” 3.

“LA 산불, 40년 내 캘리포니아서 최대 규모”

타이서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됐던 중국 모델 구출 4.

타이서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됐던 중국 모델 구출

이스라엘 정부, 가자 휴전 승인…교전 중단·인질 석방 임박 5.

이스라엘 정부, 가자 휴전 승인…교전 중단·인질 석방 임박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