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의 포도 농장에서 농산물 도매 거래가 진행되는 모습. AP 연합뉴스
미국의 도매 물가가 시장 전망치보다 큰 폭으로 상승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6일(현지시각) 지난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한 달 전에 견줘 0.7%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0.2% 하락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한 풀 꺾였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한달 만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된 것이다. 상승폭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만에 가장 컸으며,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0.4%보다도 높았다.
지난해 같은달 대비 상승폭은 6.0%였다.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치(6.5%)보다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인 2%보다 세 배 높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 등을 뺀 근원 생산자물가지수(Core PPI)는 한 달 전보다 0.5%, 지난해 같은달 대비 5.4% 상승했다. 생산자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면서 뉴욕 증시는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앞선 14일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한 달 전보다 0.5%, 지난해 같은달보다 6.4% 올랐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것이었다.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가 동반 상승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16일 미국 물가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높은 금리도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 컨설팅 회사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루벨라 파루키 수석 경제학자는 통신에 “생산자 물가가 최고점은 벗어났지만 여전한 상승세다. 이런 수치들로 인해 연준은 금리 상승 트랙을 계속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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