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우체국 뉴스에 올라온 우표 그림. 우크라이나 우체국.
우크라이나 전쟁 폐허 속에 남겨진 뱅크시의 ‘푸틴 업어치기’ 벽화가 우크라이나 우표로 발행됐다.
지난 26일(현지 시각)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되는 날을 기념해 키이우 북서쪽 보로디안카 마을 벽에 그려진
뱅크시의 벽화를 우표로 제작해 공개했다.
뱅크시는 ‘얼굴 없는 거리의 화가’로 알려져 있으며 전쟁, 빈곤 등을 고발하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여러 우크라이나 도시의 무너진 건물에 벽화를 남겼다.
우크라이나 우체국 뉴스에 올라온 뱅크시 벽화 ‘푸틴 패대기’ 우표. Andrew Slipchenko 제공.
우표에는 어린 소년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닮은 커다란 남자를 업어치기 하듯 바닥에 패대기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모습과 흡사하다. 우표 왼쪽 하단에는 ‘푸틴 꺼져라’는 뜻의 우크라이나어 약자도 적혀 있다. 유도 검은띠 유단자이자 열렬한 유도 팬으로 알려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풍자한 뱅크시의 벽화가 우표로 공개되자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열광했다. 우표 판매가 시작된 24일, 키이우 중앙 우체국에는 우표를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문전성시를 이뤘다.
키이우 중앙 우체국의 총책임자 이고르 스밀랸스키는 “이 특별한 우표, 특별한 그림이 모든 우크라이나인들이 겪는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이번 우표는 역사적이고 예언적이며 도전적”이라고 밝혔다. 해당 우표는 한정판으로 25만 장 제작되었으며, 우표 한 장의 가격은 180흐리우냐다. 이 중 42흐리우냐는 우크라이나 교육 기관 복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벽화가 그려진 보로디안카는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큰 타격을 입은 지역 중 한 곳이다. 전쟁 초기 러시아군에 의해 점령당했다가 지난해 4월 해방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보로디안카를 탈환한 후 러시아군이 이곳에서 민간인을 살해하는 등의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최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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