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EU, 벤츠의 나라 독일 반발에 ‘수소+탄소 내연기관차’ 제안

등록 2023-03-22 10:57수정 2023-03-22 11:08

2035년 내연기관차 퇴출 뒤에도
‘e-퓨얼’ 내연기관 차 허용 제안
수소와 탄소를 결합한 합성연료인 이-퓨얼을 원료로 하는 선박이 연료 보충을 위해 독일 로스토크 항구로 들어오고 있다. 유럽연합이 2035년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 이후에도 이-퓨얼을 쓰는 내연기관 차 판매를 허용하는 안을 마련했다. 로스토크/dpa 연합뉴스
수소와 탄소를 결합한 합성연료인 이-퓨얼을 원료로 하는 선박이 연료 보충을 위해 독일 로스토크 항구로 들어오고 있다. 유럽연합이 2035년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 이후에도 이-퓨얼을 쓰는 내연기관 차 판매를 허용하는 안을 마련했다. 로스토크/dpa 연합뉴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035년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 방침에 반발하고 있는 독일 정부를 의식해 ‘전기 기반 합성연료’(이-퓨얼)를 쓰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허용하는 타협안을 마련했다. 이-퓨얼은 제조 과정에서 탄소를 소모하기 때문에 저탄소 또는 탄소 중립 연료로 평가받는다.

<로이터> 통신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가 금지되는 2035년 이후에도 이-퓨얼을 사용하는 자동차 판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방안은 23~24일 열리는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집행위원회의 초안은 2035년 이후에도 이-퓨얼을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허용하되, 휘발유·경유 같은 기존 화석연료를 넣을 경우 작동이 중단되는 기술을 장착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퓨얼은 전기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한 뒤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결합해 만들어내는 합성연료다. 이렇게 만들어진 연료는 정제 과정을 통해 가솔린, 경유, 난방유 등의 형태로 가공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다. 이 연료를 사용하면 화석연료와 마찬가지로 탄소가 배출되지만, 제조 과정에서 탄소를 소모했기 때문에 순탄소 배출량은 거의 늘지 않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이-퓨얼 내연기관 자동차 사용을 제안한 것은 2035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에 동의했던 독일이 이 방침의 최종 법제화 직전인 이달 초 갑자기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독일은 폴크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베엠베(BMW)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내연기관 기술을 보유한 자동차 업체들이 있는 나라다. 내연기관이 퇴출될 경우, 독일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독일이 문제를 제기한 이후 이탈리아, 체코, 폴란드 등 일부 국가들도 이에 동조하고 나섰다.

유럽연합 회원국들과 유럽의회는 몇달에 걸친 협의 끝에 지난해 10월27일 유럽연합 회원국 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2035년부터 탄소 배출량을 100% 줄이게 함으로써 내연기관 자동차를 퇴출시키는 방안에 합의했었다.

독일 정부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새로운 제안 수용 여부를 확실히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독일 교통부 대변인은 “우리는 신속하게 사안을 정리하는 데 관심이 있지만, 탄력 있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현재 이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퓨얼은 아직 생산 초기 단계여서 조만간 화석연료를 대체할 만큼 충분히 생산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독일 국책 연구기관인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현재 전세계의 이-퓨얼 계획이 모두 진행되어도 앞으로 몇년 안에 항공·운송·화학 산업의 수요를 10%밖에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앞서 지난 2021년 내놓은 보고서에서 수소와 탄소로 만드는 합성연료 생산 효율이 너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원료로 하는 내연기관을 계속 사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워싱턴 여객기 추락 10시간 만에…소방당국 “생존자 0명 추정” 1.

워싱턴 여객기 추락 10시간 만에…소방당국 “생존자 0명 추정”

추락 미국 여객기, 수온 1.7도 얼음강으로…“15분 내 의식 잃어” 2.

추락 미국 여객기, 수온 1.7도 얼음강으로…“15분 내 의식 잃어”

미군 블랙호크 마지막 교신…충돌 전 “여객기 보입니다” 3.

미군 블랙호크 마지막 교신…충돌 전 “여객기 보입니다”

50년 전에 인간이 갔던 달, 왜 다시 못 가나 4.

50년 전에 인간이 갔던 달, 왜 다시 못 가나

미국 여객기-헬기 충돌…67명 추락한 강 ‘수온 1.7도’ 구조 어려움 5.

미국 여객기-헬기 충돌…67명 추락한 강 ‘수온 1.7도’ 구조 어려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