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가 10일(현지시각)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에 못미치면서 개도국들의 외채 위기 우려가 높다고 경고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가 10일(현지시각)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치보다 소폭 상향하면서도 여전히 지난해에 못 미쳐 개도국들의 외채 위기 우려가 높다고 경고했다.
맬패스 총재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개막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의 봄철 총회를 즈음한 기자회견에서 세계은행의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의 1.7%에서 2.0%로 높인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성장률 전망치 상향은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를 풀면서 경제 전망이 밝아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의 4.3%에서 5.1%로 높였다.
맬패스 총재는 미국에서 시작된 은행 위기와 국제 유가 상승세 여파로 올해 하반기에는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에 못 미치면서 외채 위기를 겪는 개도국들의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은행이 지난 1월 발표한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률 추정치는 2.9%였다.
맬패스 총재는 이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 총재와의 대담에서도 개도국 상황 악화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개도국들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난민을 줄이기 위해서는 높은 성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개도국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번 총회에서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 같은 시급한 우선 순위에 대해 논의하기를 기대한다”며 “우리는 세계가 높은 성장세로 진입할 방안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분열이 세계 경제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고리들이 몇 년 동안 약해졌고 분열이 심화하면서 지난 30년 동안 성장과 번영에 필요한 동력을 창출했던 통합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9%로 예상했던 국제통화기금은 11일 수정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게오르기에 총재는 이와 관련해 지난 6일 올해 세계 성장률이 3%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앞으로 5년 동안의 성장률도 3% 수준을 유지해, 지난 20년 평균치 3.8%를 밑돌 것으로 봤다. 국제통화기금은 성장률을 구매력 환율을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시장 환율을 기준으로 하는 세계은행의 성장률보다 좀더 높은 경향이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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