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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오염수 방류, 태평양 어부들도 무섭다…“아무런 정보가 없다”

등록 2023-07-05 12:16수정 2023-07-05 23:11

바누아투. 게티이미지뱅크
바누아투. 게티이미지뱅크

“바다는 우리의 수입원이자, 삶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저는 일본이 무엇을 준비하는지 전혀 모릅니다.”

태평양 섬나라인 바누아투의 왈라섬에서 어업을 하는 찰리 말렙(54)은 지난 4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태평양제도에 살면서 식량과 수입을 바다에 의존하는 230만명 가운데 한명이다.

그는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일본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며 “어업은 왈라섬의 많은 사람의 삶의 일부이며, 잡은 물고기의 대부분은 먹고, 소량은 물건이나 약을 사기 위해 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어리 등 물고기를 잡기 위해 이날도 새벽 5시께 바다에 그물을 쳤고, 저녁에는 긴 나뭇가지로 만든 낚싯대를 드리웠다.

<가디언>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태평양의 많은 사람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완전히 알지 못하고, 말렙과 같은 어부들은 오염수 방류가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말렙은 <가디언>에 “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고, 더 알고 싶다”며 “일본이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밀어붙인다면, 모르겠지만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 세대 또한 우리의 아름다운 산호초와 자연, 바다 생물들에 의존해 살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푸아뉴기니의 뉴아일랜드주 앞바다 산호초에서 작살 낚시를 하는 해리 파홀 역시 <가디언>에 “이곳은 참치의 번식지이자 고래의 이동 경로”라며 “이 지역의 모든 사람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해양 환경과 바다에 의존하는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없다”며 “우리는 핵폐기물(오염수)의 영향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바누아투를 비롯한 태평양 섬나라 18개국이 모인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은 지난 1월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태평양도서국포럼 사무총장 헨리 푸나는 “우리 국민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없고, 다음 세대에 많은 위험이 따를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해 공통된 이해를 갖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는 “특히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따른) 영향을 받는 국가들과의 포괄적인 국제 협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 AP 연합뉴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 AP 연합뉴스

한편, 외신들은 4일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결론에 주목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을 포함한 주변 국가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의 ‘경미한 방사성 폐수’(slightly radioactive wastewater)를 바다로 방류할 수 있게 국제 원자력 안전 당국이 ‘그린라이트’(green light)를 켜줬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약 올림픽 규격 수영장 500개 규모’의 오염수 방류가 이르면 올해 여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본 매체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일본 안에서도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 민영방송 뉴스네트워크 <제이엔엔>(JNN)는 지난 1∼2일 전국 18살 이상 1207명을 상대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5%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찬성했고, 40%는 반대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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