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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달 탐사 경쟁’ 뜨겁다, 미중러 이어 인도까지 ‘찬드라얀’ 띄워

등록 2023-08-20 17:56수정 2023-08-21 07:21

러시아 달 탐사선 루나 25가 찍은 달 표면 사진. 러시아우주국이 지난 17일 제공했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 달 탐사선 루나 25가 찍은 달 표면 사진. 러시아우주국이 지난 17일 제공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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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향한 주요국들의 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1960년대 미국의 아폴로 계획 이후 반세기 정도 뜸했던 달 탐사가 다시 주요국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9일 달을 둘러싼 최근 주요국들의 경쟁은 지난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의 ‘달 탐사 경쟁’을 떠올리게 하지만, 목적과 범위 등에서 당시와 차이가 난다고 전했다. 신문은 지금 경쟁은 옛 냉전처럼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려는 싸움이 아니라 달 기지 건설 가능성 등을 탐색하는 등 실용적인 목적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풀이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경쟁은 달의 남극에 집중돼 있다. 햇볕이 들지 않는 남극의 분화구에는 두꺼운 얼음층이 있다. 얼음을 녹인 물은 사람의 생존에 필수적이고, 물을 분해해 얻을 수 있는 수소와 산소는 우주 로켓의 연료가 된다. 달에 우주기지를 만들 수 있으면, 다른 태양계 행성 탐사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수도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상황에서도 지난 16일 달 탐사선 루나 25를 실은 소유스 2.1b 로켓을 발사했다. 러시아가 달 탐사선을 쏘아 올린 것은 1976년 이후 47년 만이다. 루나 25는 21일 달 남극의 보구슬라프스키 분화구 북쪽에 내려앉을 예정이었지만, 러시아 연방우주국은 하루 전 “갑작스럽게 이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 때문에 계획대로 착륙이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인도가 지난달 14일 발사한 탐사선 찬드라얀 3호도 23일 달 남극 지역에 착륙을 시도한다.

일본과 이스라엘에선 민간 기업이 나서고 있다. 일본에선 지난 4월 우주 개발 스타트업 아이스페이스가 탐사선 ‘하쿠토-R 미션 1’을 달에 착륙시키려다 도중에 통신이 끊겨 실패했다. 이스라엘에선 2019년 4월 비영리 기업 ‘스페이스일’의 탐사선 베레시트가 착륙을 시도하다 엔진 결함으로 실패한 바 있다. 중국은 2019년 중국 신화에 나오는 선녀 ‘상아’(嫦娥·창어)의 이름을 딴 탐사선 창어 4호를 인류 처음으로 달의 반대쪽에 착륙시켰다. 2020년엔 창어 5호를 보내 달 표면의 흙 등 시료를 갖고 돌아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지난해 11월 첫 ‘지구-달 공간의 국가과학·기술 전략’ 보고서에서 “앞으로 10년 동안 달 주변에서 1957년(소련이 처음 우주선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린 해) 우주 시대가 열린 이래 일어난 일과 비슷하거나 능가하는 수준의 인간 활동을 보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유럽연합(EU)·캐나다·일본·이스라엘·오스트레일리아 등과 함께 장대한 달 개발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우주선 오리온을 달 궤도까지 보냈고 내년엔 사람을 태운 유인 우주선을 보낼 계획이다. 나사는 달 궤도에 ‘게이트웨이’라는 이름의 우주정거장을 건설해 우주 개발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민간 우주기업도 참여 중이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와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 보잉·록히드마틴의 합작사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 등이 로켓, 달 탐사선, 그 밖의 여러 관측·탑재 장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입안돼 시행됐지만, 중국의 우주 진출을 견제하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팸 멀로이 나사 부국장은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의 달 탐사 계획에 의구심을 드러내며, 특히 중국이 달에서 얼음층 같은 자원을 추출하는 문제와 관련해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대안으로 달 탐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우주의 평화적 이용과 달 표면에서의 행동을 규율하는 법적 틀인 ‘아르테미스 협약’을 공개해두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30개 나라가 서명했지만 러시아와 중국은 아직 참여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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