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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하마스, 이스라엘 곳곳 게릴라전…전쟁 화염 중동 전체 번지나

등록 2023-10-09 13:37수정 2023-10-10 13:57

이스라엘 700명 이상·팔레스타인 400여명 등 사망 속출
레바논 헤즈볼라 포격 개시…이란의 공격 개입 보도 나와
7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로켓 공격 뒤 이스라엘 아슈켈론 거리의 모습. EPA 연합뉴스
7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로켓 공격 뒤 이스라엘 아슈켈론 거리의 모습. EPA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전면 공격을 가한 지 사흘째인 9일까지도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서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포격전을 벌이고, 이란이 이번 공격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보도도 이어진다. 자칫하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대규모 무력 충돌이 중동 전체를 집어삼키는 큰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8일 이날 밤늦게까지 이스라엘 남부 지역 곳곳에서 하마스 무장대원을 색출해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하마스가 침투한 영내 29개 지점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으나, 하마스를 완전히 진압하지 못해 곳곳에 숨어있는 무장대원들에 대한 수색 작업과 교전을 이어가며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중이다. 9일 오전 현재 최소 8곳에서 교전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가자지구와 인접한 남부 도시 스데로트의 베에리 키부츠 등에선 수십명의 이스라엘 주민이 인질로 잡혀 있는 것으로 전해져 상황이 정리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소장)은 “어제 이스라엘 남부와 가자지구에서 시작된 교전 중에 4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테러범을 사살하고, 수십명을 생포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며 수만명의 병력을 주변에 배치하고 접경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가자지구에 직접 지상군을 투입하는 대규모 군사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진다.

이번 교전으로 인한 사망자 집계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8일 소셜미디어에 700명의 이스라엘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에 더해 하마스 무장대원이 인질로 잡아간 이스라엘인이 적어도 150명이 된다고 발표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도 이스라엘군 보복 공습 등으로 가자지구에서 최소 413명이 죽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된 7일 새벽 이후 양쪽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는 1100여명을 넘겼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이 격화되면서, 분쟁이 주변 지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레바논 남부를 장악한 헤즈볼라는 8일 레바논 및 시리아와 접경한 골란 고원의 이스라엘 점령지 셰바팜스에 포격을 가했다. 이스라엘군도 이에 맞서 포탄이 날아온 레바논 남부를 향해 보복 포격을 가했다. 이스라엘군은 나아가 헤즈볼라 통제하는 지역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헤즈볼라가 이번 사태에 본격 개입하면 이스라엘 남부에 있는 가자지구에 이어 북부에서 ‘제2 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 헤즈볼라는 8일 하마스와 연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헤즈볼라의 고위 관리 하셈 사피에딘은 이날 베이루트 외곽 기지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전사들과의 연대 행사에서 “우리의 역사, 우리의 총, 우리의 로켓은 당신들과 함께한다”며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 당신들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침공하는 전면전이 벌어지면 참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핵심 변수는 이란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이란의 안보 관리들이 하마스의 공격 계획을 도왔으며 2일 베이루트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또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고위 간부들을 인용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8월 이후 하마스와 함께 이스라엘에 대한 공중·지상·해상 침투 작전 계획을 만들었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간부, 하마스·헤즈볼라의 대표들이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몇차례 회의를 통해 작전 세부 내용을 조율했다고 전했다. 하마스 대변인 가지 하마스는 비비시(BBC) 방송에 이번 이스라엘 공격에서 이란의 직접 지원을 받았다면서 “이란은 팔레스타인과 예루살렘이 해방될 때까지 우리 전사들과 함께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이란~시리아~헤즈볼라~하마스로 이어지는 반이스라엘 연대 세력들의 참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2006년 7월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때 한달 간 전쟁을 벌인 바 있다.

미국은 이란의 개입에 대해 아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8일 시엔엔(CNN)과 회견에서 “우리는 아직 이란이 이 특정한 공격을 지시했거나 배후라는 증거는 보지 못했다”면서도 “확실히 (이란과 하마스 사이엔) 오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관리는 베이루트 회의와 관련해 “우리는 현시점에서 이런 주장을 확증할 어떠한 정보도 없다”고 말했다.

하마스의 이번 공격의 이유에 대해선 최근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교협상을 막으려는 ‘전략적 목적’ 아래 이뤄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수교를 막는 것은 하마스뿐 아니라 이란에도 큰 이익이 된다. 이란은 지난 3월에 중국의 중재로 사우디와 국교를 재개하기는 했지만, 수니파와 시아파를 대표하는 두 나라는 섞이기 힘든 오랜 ‘앙숙’이다. 만약 사우디가 미국과 안보조약을 맺고 이스라엘과 수교하면, 이란은 ‘주적’인 이스라엘의 관계에서 급격히 불리한 입지에 빠지게 된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서로를 주적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핵시설 공습도 마다치 않겠다고 위협해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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