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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가자 북부-남부 분할’ 이스라엘 속내는?…재점령 의심 커진다

등록 2023-11-06 16:08수정 2023-11-07 13:06

이스라엘군, 가자 남·북 분할 시사 언급
이집트로 난민 떠넘겨 가자 차지 의구심
이스라엘군이 침공 중인 가자 지구에서 퍼부은 공습과 포격으로 화염이 불타고 있다. 가자 지구에 접경한 이스라엘 도시 스데로트에서 본 모습.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침공 중인 가자 지구에서 퍼부은 공습과 포격으로 화염이 불타고 있다. 가자 지구에 접경한 이스라엘 도시 스데로트에서 본 모습.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분단하고 주민들을 이집트 시나이반도로 내몰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5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의) 연안에 도달해 연안선을 장악했다”며 “오늘부터 북부 가자와 남부 가자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부 주민들이 남부로 대피할 수 있는 인도적 회랑이 여전히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12일 자정께부터 가자지구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를 포함한 북부 지역의 주민들은 남부로 대피하라는 요구를 거듭해왔다. 이스라엘의 대피 압박에 수십만 북부 주민이 남부로 피란했지만 여전히 상당수는 북부에 머물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 주민은 남부로 대피하라고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방부의 조나탄 콘리쿠스 대변인은 6일에도 “어제와 오늘, 사전 고지와 경고로 몇 시간 동안 우리는 주요 전투 지역인 북부 가자의 특정 지역에 포격을 중단했다”며 “우리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남부로 이동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들을 남부로 내모는 것은 남부에 몰려든 주민들을 이집트 시나이 반도 지역으로 축출하려는 시도로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5일 “6명의 고위 외국 외교관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 몇주 동안 가자지구 수십만명 주민을 전쟁 기간 동안 이집트로 이송하기 위한 국제적 지지를 은밀히 조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미 대사를 지낸 집권 리쿠드당 의원 데니 데논은 가자 지상전 동안 이스라엘에 작전 공간을 만들기 위한 주민 소개라는 명목으로 “우리는 이집트뿐 아니라 전체 국제사회가 가자 주민들을 지원하고 수용하는 진정한 노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와 접한 유일한 외국인 이집트는 팔레스타인 난민 유입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이미 이집트가 수단·시리아·예멘·리비아 출신 난민 900만명을 수용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국민은 자신들의 땅에 머물러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의 극우 인사들은 가자지구 주민을 가자지구 밖으로 영구적으로 추방하는 방안을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아리엘 칼네르 리쿠드당 의원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때 팔레스타인 주민이 대대적으로 자신들의 땅에서 쫓겨난 ‘나크바’를 “무색케하는” 또 다른 대량 추방을 요구했다. 그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다음날인 지난달 8일 “현재 한가지 목적은 나크바이다!”라며 “가자에서 나크바”라고 말했다. 아미하이 엘리야후 이스라엘 ‘예루살렘 문제와 유산 담당 장관’은 지난 1일 가자지구 땅은 가자지구에서 싸운 병사들이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기 이전에 있던 유대인 정착민들에게 줘야만 한다는 주장까지 했다. 이스라엘군 장교가 가자지구 재점령을 주장하고 병사들이 호응하는 동영상이 나돌고 있기도 하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유대인 정착촌도 건설했으나 2005년 군대와 정착촌을 철수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공식적으로 가자지구 재점령에는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가자 북부 점령→남부로 주민 이동→이집트 시나이 반도로 주민 내몰기라는 시나리오를 구상한 정부 내부 문서가 지난 13일 폭로되기도 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점령 이후 유력한 대안은 한동안 치안을 유엔 평화유지군에 맡겨 사회기반시설과 주거지를 복구한 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에 가자 통치를 맡기는 방안이다. 하지만, 현재 요르단강 서안을 통치하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가자지구 통치를 맡지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팔레스타인자치정부는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지지가 빈약한 상태여서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대체하는 세력으로 받아들여지기가 현실적으로 무망하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에 대한 공격을 통해 가자지구 북부를 거의 무인지대로 만들고 남부의 난민 압력은 이집트 시나이 반도 등 외부로 터뜨릴 생각을 하고 있는 배경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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