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한 목회자가 10월31일 시위 도중 경찰의 최루탄으로 고통스러워하는 한 시민의 눈을 물로 씻어주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국제사회가 홍콩 시위대와 경찰의 대치가 격화하는 데 우려를 표하면서 양쪽에 폭력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각) 국무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홍콩이공대와 다른 대학들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대치를 포함해 홍콩에서 정치적 불안정과 폭력이 심화하는 데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홍콩의 모든 당사자에게 반복적으로 자제를 요구해왔다”며 “폭력은 어느 쪽이든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홍콩 정부는 홍콩을 진정시킬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다. 불안정과 폭력은 법 집행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말해, 당국의 강경 진압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홍콩) 정부는 대중의 우려를 다루기 위해 분명한 조처들을 취해야 한다”며 “특히, 우리는 캐리 람 행정장관이 경찰민원처리위원회(IPCC)의 조사에 시위 관련 사건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보강함으로써 책임감을 높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찰의 폭력적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위원회 구성은 홍콩 시위대의 요구사항들 중 하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우려를 나타내며 당국의 균형 잡힌 대처를 촉구했다. 마야 코챤치치 유럽연합 집행위 외무담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응급 의료대와 다른 의료 요원이 부상자들을 도우려는 과정에서 경찰에 구금됐다는 보도를 봤다”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어떤 폭력도 용납할 수 없으며, 법 집행 당국의 어떤 행위도 엄격하게 균형 잡힌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평화로운 집회, 표현의 권리를 포함해 근본적인 자유는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7년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영국은 경찰과 시위대의 폭력 사용 자제를 촉구하면서 ‘부상자 치료’를 강조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날 “홍콩 대학 캠퍼스를 둘러싸고 당국과 시위대 간 폭력이 확대되는 것에 대해 영국은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부상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해당 지역을 떠나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류샤오밍 주영 중국대사는 영국과 미국을 지목하면서 “중국 정부는 홍콩 문제와 관련한 외부의 개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외부 세력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반발했다. 그는 “홍콩 시민들은 폭력적 극단주의에 근거한 ‘블랙 테러’로 인해 재산과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받으며 살고 있다”고 시위대를 비난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