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다마뉴타운 나가야마단지 안에 있는 카페 ‘후쿠시테이’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일본인 10명 중 1명은 80대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을 만큼, ‘고령자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 저출생으로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일하는 고령자(65살 이상)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일본 총무성이 19일 ‘경로의 날’을 맞아 이런 내용을 담은 인구 추계를 발표했다.
지난 15일 기준 집계에 따르면 일본 고령자는 3623만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명 줄었지만,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1% 늘어나 29.1%였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령자 중에선 1947~1949년 출생인 ‘단카이 세대’(제1차 베이비붐)가 속해 있는 75살 이상 노인이 급격히 증가했다. 1년 사이 72만명이 폭증해 2005만명으로 처음으로 2천만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80대 이상은 27만명이 늘어난 1259만명(10.1%)으로 전체 인구에서 10%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100살 이상 초고령자도 9만2139명으로 최고치였다. 여성이 8만1589명(89%)으로 90% 가까이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았고, 남성은 1만550명이었다. 아사히신문은 “제1차 베이비붐 세대는 내년 이후 모두 75살 이상이 되기 때문에 ‘고령자의 고령화’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령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단카이 세대의 자녀들인 제2차 베이비붐(1971~1974) 세대가 65살 이상이 되는 2040년엔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34.8%(3928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계했다. 일본은 전체 인구에서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저출생·고령화로 생산가능 인구가 줄면서 일하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65살 이상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3만명이 늘어난 912만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체 취업자에서 65살 이상은 13.6%로 7명 중 1명은 노인이라는 얘기다. 고령자를 좀 더 세분해서 보면 65~69살 노인의 취업률은 50.8%로 절반을 넘어섰다. 70~74살도 33.5%에 달했다. 이들의 취업률은 10년 사이 각각 13.7%포인트, 10.5%포인트 급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년연장이나 계속 고용 등 고용제도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1998년 60살로 정년을 의무화한 뒤 2006년부터 단계적으로 정년을 연장해 2013년 65살로 높였다. 65살로 정년이 연장될 때 ‘고용 확보’를 위해 △정년 폐지 △정년 연장 △계속 고용 제도 등에서 기업이 상황에 맞게 선택하도록 했다. 이에 더해 일본 정부는 2021년 4월부터 직원의 취업 기회를 70살까지 보장하도록 노력할 것을 의무화한 ‘고령자고용안정법’을 시행하고 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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