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양곤에서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양곤/EPA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미얀마를 상대로 한 철도‧하수도 등 인프라 지원 사업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1일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의 무력 진압으로 최근 100여명 이상의 시민이 사망하는 등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군부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내린 조치다.
일본은 세계 최대 규모의 미얀마 지원국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9년 공적개발원조(ODA)가 1893억엔(약 1조9400억원)에 달한다. 현재도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과 2대 도시 만달레이를 잇는 철도, 양곤의 하수도 등 대형 사업이 일본 정부의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미얀마 군부의 새로운 요청은 거부하고,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업은 미얀마 국민들에게 피해를 덜 주는 방향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이 신문은 “군부가 사태 개선에 나서면 지원을 계속하는 등 교섭에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기와 식량 등 국제기관을 통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하기로 했다. 군부 쿠데타로 난민이나 피난민 등에 대한 지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군부를 계속 압박해 나갈 방침이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지난 30일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서 “미얀마 정세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며 “군부에 대해 폭력 행위 즉각 중단, 구속자 석방, 민주적 체제의 조속한 회복을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 현지 시민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의 집계를 보면, 사망자 수가 지난 30일 현재 521명으로 늘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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