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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폭탄 소포를 받은 이유

등록 2021-10-21 16:11수정 2021-10-22 02:34

[나는 역사다] 조지 소로스(1930~)

조지 소로스의 여러 얼굴에 대하여.

(1) 한국 사회가 기억하는 소로스: 1998년에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소로스를 불러,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른바 아이엠에프(IMF) 사태로 경제가 힘들던 시절이었다. 소로스는 한국에 큰돈을 투자했다. 그런데 얼마 후 더 큰 수익을 올려 떠났다. 소로스는 우리에게 고마운 독지가인가, 얄미운 투기꾼인가?

(2) 동유럽이 아는 독지가 소로스: 소련과 동유럽 공산주의 정권이 건재하던 시절, “동유럽 반체제 인사들을 통해 나는 한 미국인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 미국인은 독재 정권에 대항해 싸우는 반체제 인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자신의 사재를 내놓고 있다는 것이었다.” 저널리스트 마이클 카우프먼의 회고다. “흥미를 느낀 나는 인명록에서 소로스라는 이름을 찾아보았지만 그의 이름은 등재되어 있지 않았다. 소로스의 재력에 훨씬 못 미치는 부호들도 미국 대중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치르는 사회 분위기에서 그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점은 특이했다.”

(3) 영국과 미국이 아는 투기꾼 소로스: 소로스의 존재가 영국과 미국에 널리 알려진 계기는 1992년 영국의 경제 위기였다. 소로스는 ‘영국 사람들이 검은 수요일이라고 부르는 주가 폭락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은 사람’이었고, 카우프먼에 따르면 “그는 ‘영국 중앙은행을 턴 사나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채” 신문지상에 얼굴이 오르내리게 된다.

(4) 소로스가 보는 철학자 소로스: 소로스 스스로는 자기가 세상을 바꾼 철학자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열린 사회와 그 적들>로 유명한 포퍼의 제자라고 자처한다. 나는 궁금해서 그의 강연록을 찾아 읽어봤는데, 깊이 있는 철학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5) 미국의 극우파가 보는 좌파 수괴 소로스: 소로스는 오랫동안 미국 민주당에 큰돈을 댔다.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것도 소로스 덕분이라는 평이 있다. 극우파에게 살해 협박을 당한 일도 있다. 2018년 10월22일, 소로스는 소포 폭탄을 받았다. 얼마 후 다른 민주당 사람들도 소포 폭탄을 받았다. 선거의 계절에 다시 떠올린 섬뜩한 기억이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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