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한 방송3사 출구조사가 화제다. 선거방송과 여론조사를 총괄한 김현석 KBS 선거방송기획단장(오른쪽)과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부문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선거기획단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환호와 탄식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후 7시30분 방송 3사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예상 밖의 너무 미세한 격차에 온 나라가 들끓었다. 손쉬운 승리를 자신했던 국민의힘 당직자들 표정은 굳었고, 더불어민주당에선 최종 개표결과 1~1.5%포인트 차로 이길 거란 기대 섞인 전망이 흘러나왔다. 본투표 출구조사는 정확하겠지만 사전투표는 출구조사 아닌 전화면접 조사였으니 충분히 오차가 생길 수 있다고 많은 이들이 생각했다. 그러나 0.6%포인트라는 박빙의 출구조사 차이는 끝내 뒤집히지 않았다. 새벽 2시15분께 KBS 화면에 ’윤석열 당선 유력’이란 자막이 처음 떴다. 정확한 여론조사가 국민 절반의 마음을 무너뜨리는 순간이었다. 방송 3사 여론조사는 어떻게 정확하게 선거 결과를 맞출 수 있었을까. 그렇다면 선거기간 내내 윤석열 후보의 안정적 우세를 점친 수많은 여론조사는 도대체 뭔가? 선거 여론조사는 믿을 만한 것인가? 방송사 개표방송과 출구조사를 책임진 김현석 한국방송(KBS) 선거방송기획단장과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부문장을 만나, 정확한 출구조사 비결과 다른 여론조사들은 왜 그렇게 흔들렸는지 물었다.
― 이번 출구조사가 굉장히 정확했습니다. 워낙 박빙의 승부인데다 기존 여론조사들과 편차도 심했기에 부담이 컸을텐데, 9일 오후 7시30분 출구조사를 발표할 때 두 분 심정은 어땠습니까?
(김현석 단장) “피가 말랐죠. 특히 이번에는 방송 3사만 한 게 아니고 jtbc도 독자 출구조사를 했기에, 그쪽도 초경합을 예측했지만 이재명 후보가 앞서는 초경합을 예측했고 우리는 반대였으니까, 더 긴장했죠. 출구조사가 나간 직후 지인들로부터 많은 문자를 받았아요. ‘jtbc와 예측이 다른데 KBS가 틀리면 어떡하냐’는 문자도 있었고, ‘이번엔 KBS가 틀렸으면 좋겠다’는 문자도 있었어요. 정말 부담감이 굉장히 컸습니다.”
(김춘석 부문장) “출구조사 발표하고 (방송 3사 출구조사를 진행한) 3개 여론조사기관 책임자들이 모여서 얘기를 했는데, 다들 ‘두렵다’고 했습니다. 혹시 틀리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과, 그래도 조사가 굉장히 안정적으로 이뤄졌으니까 틀리지 않을 거다 라는 자신감이 교차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방송 3사)나 jtbc나 둘다 초경합이라 했고 오차범위 내였으니까 통계학적으로는 어느 쪽도 틀린 건 아니거든요. 그래도 당선자 예측이라는 점에서 심리적 타격은 엄청날 수밖엔 없죠.”
― 출구조사의 최종 분석과 예측은 완전히 차단된 장소에서 했습니까? 선거일에 그럴 듯한 출구조사 결과가 찌라시에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김춘석 부문장) “3개 여론조사기관 중 입소스에 예측룸을 설치했는데, 선거일엔 각 회사 3명씩 총 9명이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이 예측룸에서 하루종일 지냈습니다. 보안요원이 주변을 지켰구요. 그날 나돌았다는 출구조사 찌라시는 모두 근거 없는 겁니다.”
(김현석 단장) “본투표 당일에 제가 김 부문장에게 전화해도 아예 받지를 않으시더라구요. 그래서 ’아, 보안은 잘 지켜지는구나’ 생각했죠.”
― 본투표는 출구조사를 하니까 정확성이 높을 텐데, 사전투표는 전화면접 조사니까 사실 일반 여론조사와 별로 다를 게 없습니다. 그렇다면 사전투표 여론조사를 본투표 출구조사에 보정한다는 건 자칫 위험할 수 있는 건데요, 이 과정에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어떤 겁니까?
(김현석 단장) “이번 대선이 사전투표 조사로 본투표 출구조사를 보정한 첫 사례입니다. 5년 전 대선 때도 사전투표를 했지만, 그때는 본투표 출구조사를 갖고서 사전투표 결과를 추정했습니다. 같은 성과 연령대는 같은 투표 성향을 보일 것이라 보고, 본투표 출구조사의 성·연령·지역별 데이터를 사전투표에도 그대로 적용한 거죠. 그렇게 5년 전에 당선자를 예측했는데, 이번에도 똑같이 했으면 대형 사고가 날 뻔 했죠. 다들 보셨겠지만, 본투표와 사전투표의 투표성향이 완전히 달랐거든요. 방송 3사 조사를 보면, 본투표에선 윤석열 후보가 7.8%포인트 이겼지만 사전투표에선 거꾸로 이재명 후보가 7%포인트 앞선 걸로 나옵니다. 그래서 아주 박빙이 된 거죠.”
(김춘석 부문장) “사전투표 보정 결정은 지난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때의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그때도 예측조사는 본투표 출구조사만으로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사전투표자 조사를 보정한 시뮬레이션을 돌렸더니, 본투표 출구조사로 예측한 것보다 실제 개표결과에 훨씬 근접해 있더라구요. 사후적으로 검증했던 이 자료가 이번 결정에 중요한 참고가 됐습니다.”
(김현석 단장) “내부적으론 사전투표 조사로 최종 예측치를 보정하느냐를 놓고 격론이 있었습니다. 선거 2주 전쯤 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강력한 반대 의견을 제시했어요. 예를 들어 본투표 출구조사에서 A 후보가 이긴 걸로 나왔지만 사전투표를 보정하니까 B 후보가 이긴 걸로 나오면, B 후보가 유력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느냐는 거죠. 출구조사는 정확한데 사전투표 조사는 정확성을 자신 못하니까요. 그래서 본투표 이틀 전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선거일 전날에 3개 여론조사기관 대표에게 ‘전문가들이 최종 결정하라’는 얘기만 했습니다.”
김현석 KBS 선거방송기획단장.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 사전투표에선 이재명 후보가 7%포인트 앞선 걸로 나오고, 본투표에선 윤석열 후보가 7.8%포인트 앞서는 걸로 나왔습니다. 이런 극명한 대비는 눈에 띄는 지점인데요, 두 분은 사전투표와 본투표의 투표 성향이 이렇게 다르리란 걸 어느 정도 감지했습니까?
(김현석 단장 ) 사전투표 하루 전날 윤석열 -안철수 단일화 이슈가 터졌잖아요. 그러고 나서 민주당 지지층이 굉장한 절박감을 느끼고 결집하기 시작하는 모습은 좀 보였습니다. 사전투표에서 호남지역 투표율이 굉장히 높았고 또 젊은 여성들의 투표율도 높게 나타났고요. 그걸 보면서 사전투표에선 민주당이 좀 유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한쪽이 결집하면 반대쪽도 바로 결집하거든요. 며칠 시차를 두고 본투표에선 대구·경북이나 서울 서초·강남 등 국민의힘 지지가 높은 지역의 투표율이 치솟는 모습이 나타났죠. 아, 이번엔 보수층이 위기감을 느끼고 결집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김춘석 부문장 ) “사실 이번 사전투표는 예전과 달리 야당인 국민의힘이 강력하게 참여를 독려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분명히 이전의 사전투표와는 다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사전투표와 본투표의 성향이 엇갈리게 나타날 줄은 몰랐죠. 만약에 지난 대선이나 단체장 선거처럼 본투표 출구조사만으로 예측을 했다면 크게 틀렸을 겁니다. 이렇게 사전투표와 본투표 표심이 엇갈릴 수 있다는 게 나타난 이상,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선 사전투표 여론조사 표본을 지금의 1만명보다 더 크게 늘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번 대선은 ‘비호감 대선’이란 프레임이 퍼지면서 ‘샤이 표심’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주로 ‘샤이 진보’가 있을 거란 추측이 많았지만 ‘샤이 보수’가 있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실제 여론조사를 가까이서 지켜본 입장에선 어땠습니까?
(김현석 단장) “출구조사가 정확했던 건, 무응답층이 낮았던 것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본투표 출구조사의 무응답률은 이전 선거 때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낮았습니다. 그만큼 유권자들이 과거 선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 건데요, 이건 ‘샤이’가 아닌 거죠. ‘샤이 이재명’이니 ‘샤이 윤석열’이니 하는 숨은 표심이 아주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저는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김춘석 부문장) “사전투표 여론조사 응답률도 일반 여론조사에 비해선 훨씬 높았다는 게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보통 전화면접 여론조사 응답률이 20% 안팎인데, 이번 사전투표 여론조사 응답률은 27%였습니다. ‘샤이’ 표심보다는 유권자들이 지지 성향에 따라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했다고 봐야 합니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부문장.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 3월4~5일 사전투표 기간에 1만명 전화면접 조사를 했는데, 그 직후에 이른바 ’찌라시’엔 사전투표 결과라며 그럴 듯한 수치들이 나돌았습니다. 혹시 김현석 단장은 사전투표 조사 결과를 받아보셨습니까?
(김현석 단장) “선거일 D-6일부터 여론조사를 공표하는 건 선거법 위반이잖아요. 그런데 제가 사전투표 조사 결과를 받아보면 그게 아름아름 퍼져나가 사실상 여론조사 공표를 하는 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방송 3사 선거방송기획단장이 모여서 여론조사기관에게 분명히 말했어요. 절대로 방송사에도 조사 결과를 주지 마라, 그래서 방송사가 결과를 처음 받은 건 발표 30분 전인 9일 오후 7시입니다. 사전투표 직후에 찌라시에 나돈 건 모두 근거가 없는 것들입니다.”
(김춘석 부문장) “사전투표 조사를 3개 여론기관이 3분의 1씩 나눠서 했는데, 그걸 각자 갖고 있다가 선거일인 9일 오전에야 하나로 합쳤습니다. 보안을 위해서죠. 그러니 아주 정보력이 뛰어나서 3개 여론조사기관에서 결과를 모두 빼내 미리 합쳤다면 모를까, 사전투표 조사 결과가 유출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 방송 3사 출구조사는 정확했지만, 다른 수많은 여론조사는 틀렸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선거 여론조사 믿을 만한가’라고 묻는다면, 두 분은 뭐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김현석 단장) “선거 당일에 하는 출구조사는 바로 결과가 나오잖아요. 그런데 일반 여론조사는 좀 시차가 생기죠. 시차 때문에 그 사이에 여론이 바뀌었을 수가 있는 거죠. 저희(KBS)가 대선 기간에 총 9차례 여론조사를 했는데, 모두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 조사’였어요. 저희 조사에선 설 연휴 이후엔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의 격차가 4%포인트 이상 벌어진 적이 없습니다. 가장 마지막인 2월24~26일 조사에선 두 후보가 소숫점 첫째자리까지 39.8%로 똑같았어요. 지지율이 약간 벌어졌다가도 이쪽 진영이 결집하면 붙고, 그러면 다시 저쪽 진영이 결집하고…, 계속 그런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그걸 보면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끝까지 접전이었던 거죠. 여론조사가 정확하게만 이뤄진다면, 저는 믿을 만하다고 봅니다.”
(김춘석 부문장) “여론조사 방식은 크게 전화면접과 ARS(자동응답시스템)로 나뉘고, 샘플링 프레임(표본추출 방식)에서 가상번호 100%, 무선 RDD(Random Digit Dialing, 무작위번호추출), 유무선 RDD, 가상번호+유무선 RDD 등 4가지 방식이 있어요. 조합하면 8가지가 되죠. 여기에 또다른 방식으로 조사를 하는 업체도 있고요. 이렇게 모두 9가지 방식의 여론조사가 대선기간에 쏟아져 나온 겁니다. 전세계에 이런 경우는 아마 없을 겁니다. 그럼 뭐가 정확하냐? 저는 ‘가상번호 100% + 전화면접’ 방식이 가장 정확하다고 봅니다. 가상번호는 이동통신업체로부터 받은 가상번호를 활용하는 건데, 조사의 신뢰성과 타당성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샘플링 프레임입니다. 전화번호 리스트를 받을 때 연령별·성별·지역별 정보가 들어 있기에, 응답률이 낮다고 여겨지는 젊은층도 무리한 보정 없이 충분한 표본 확보가 가능하거든요. 저희가 사전투표 조사 결과를 본투표 출구조사에 보정하기로 결정한 데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 조사의 정확성이 높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던 겁니다.”
김현석 KBS 선거방송기획단장과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부문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선거기획단 사무실에서 박찬수 대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 두 분 얘기를 들어보면 선거전은 시종 치열한 접전이었던 셈인데, 선거기간에 쏟아진 여론조사들을 보면 윤석열 후보가 상당히 안정적인 격차로 이재명 후보를 앞선다는 느낌을 많은 유권자들이 받았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 분위기가 어떻게 보면 유권자의 투표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었다는 우려가 듭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현석 단장) “그래서 아까도 얘기했지만, 적어도 유력 언론사가 공표하는 여론조사는 조사방식에선 통일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방송3사 예측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 조사가 가장 정확하다는 걸 이번에 입증한 게 아닌가 싶거든요. 그런데 사실 이 방식이 다른 방식의 여론조사에 비해선 비용이 더 들긴 합니다. 가상번호를 받을 때 통신사에 돈을 지불해야 하니까요. 비용이 좀더 들더라도 유력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방식이 비슷했더라면, 유권자 혼선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김춘석 부문장) “여론조사라는 게 굉장히 민감한 겁니다. 설문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영향을 받고, 조사 주체가 누구냐도 영향을 줍니다. 방송3사 여론조사의 강점은, 조사 주체가 특정 언론사가 아니라 방송 3사니까 유권자들이 좀 정치적 바이어스가 없다고 생각하시는지 응답률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사전투표 여론조사 응답률이 27%였는데, 일반 전화면접 조사보다 높은 것이거든요. 투표 당일 출구조사의 무응답률은 이전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낮았고요. 이런 게 다 조사 정확성에 영향을 줍니다.“
― 지난 9일 오후 7시30분 출구조사가 공개된 직후, 너무 박빙의 결과에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정도 차이면 뒤집힐 수도 있겠다고 늦은 밤까지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역전은 없었습니다. 두 분은 어땠습니까? 0.6%포인트 격차지만 수많은 변수를 감안한 것이라 그대로 유지될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김춘석 부문장) “바뀔 수도 있겠다는 건 기대감이나 우려감이 반영된 것일 텐데, 냉정하게 봐서 저는 바뀔 거라는 생각은 안 했습니다. 왜냐하면 사전투표 예측치에 투표자 구성비까지 반영했기 때문에 결국 최종 개표결과에 근접할 거라고 생각했고요, 또 본투표 출구조사를 저희가 아침부터 시간 단위로 계속 시뮬레이션했습니다. 여러 변수와 추정치를 넣어서 매시간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어떤 변수를 넣더라도 극히 미세한 차이지만 윤석열 후보가 항상 앞서는 걸로 나오더라구요. 그걸 보면서 아 이건 역전되기 어렵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김현석 단장) “일단 0.6%포인트라는 건 통계적 오차범위(+- 0.8%) 안에 있는 거니까, 사실 누가 이기더라도 이상할 건 없지요. 그런데 저희가 ‘디시전 케이+’라고 이번에 새로 선거 예측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과거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건데, 지난 20년간 전국 단위 선거의 모든 개표 자료가 투표함 단위로 다 들어 있습니다. 여기에 이번 개표 때 모든 투표소에서 받는 후보별 득표수를 집어넣어 당선자를 실시간 예측하는 건데, 개표에 들어간 순간부터 윤석열 후보의 예측 득표율이 이재명 후보보다 1%포인트 가량 높을 것이라고 일관되게 예측했습니다. 처음에 이재명 후보가 상당한 격차로 앞서 나갈 때도 ’디시전 케이+’는 당선자로 윤석열 후보를 가리킨 겁니다. 그걸 보면서 역전은 힘들겠다 라고 개표 초반부터 생각했습니다.”
― 사전투표와 본투표 조사가 정확하더라도, 여기서 빠지는 유권자군이 이번엔 많지 않았습니까? 코로나 확진 유권자가 상당수 있고, 40만명 넘는 군 부재자와 20만명 가까운 재외국민 투표자도 있습니다. 예측조사에서 빠진 이들 유권자 표가 박빙의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김춘석 부문장) “군 부재자 40여만명은 20대 남성의 투표 성향과 같을 것으로 추정해서 반영을 했구요, 재외국민 투표자는 과거 선거 통계를 토대로 대선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진 못한다고 봤습니다. 문제는 코로나 확진 유권자들인데요, 언론 보도를 보니까 약 80만명 정도 되던데, 사전투표 한 사람을 빼고 투표율까지 감안해서 40만명이 투표한다고 가정하면 득표 예측치에 끼치는 영향이 0.1%포인트 정도 되더라구요. 그 정도면 큰 변수는 되지 않겠구나 그렇게 판단했습니다.”
― KBS가 개표방송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저도 그날 봤는데, 정말 엄청난 물량과 인원을 투입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을 썼던 건 무엇입니까? 출구조사 정확도인가요, 시청률인가요, 아니면 공정성입니까?
(김현석 단장) “선거방송은 공정성과 정확성이 생명입니다. 선거기간 동안은 공정성이, 개표방송에서는 정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KBS 선거방송기획단에서 이번에 두 차례 후보 초청 토론을 제작했습니다. 특히 어렵게 성사시킨 첫 토론회의 경우 역대 두번째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는데, 무엇보다 공정성에 관한 문제 제기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개표 방송에서는 가장 정확한 정보를 빠르게 그리고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전달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개표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확성입니다. 정확하지 않다면 다른 모든 가치는 의미를 잃을 겁니다. 시청률은 공정성과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찬수 대기자 pc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