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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푸틴 정권에 밉보이고 의문의 총격 받아 숨진 여성 언론인

등록 2022-10-06 18:20수정 2022-10-07 02:41

[나는 역사다] 안나 폴릿콥스카야(1958~2006)

체첸에서 일어나는 분쟁과 인권탄압을 취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을 편드는 사람들의 치부를 들춰냈다. 푸틴 정부는 안나 폴릿콥스카야를 싫어했다.

2004년 11월 북오세티야에서 일어난 인질극을 취재하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 “연속해서 세번의 비행기편을 예약했으나 모두 취소됐다.” 그래픽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대릴 커닝엄의 설명이다. 겨우 잡은 비행기에서도 안심할 수 없었다. “폴릿콥스카야는 과거에 살해 위협의 표적이 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기내 음식은 먹지 않기로 결심했다.” 독살당할까 염려한 탓이다. 비행기에서 차 한잔만 얻어 마셨는데, 착륙할 때 의식불명 상태였다. 곧바로 병원에 실려갔고 여러달 동안 치료받았다. 정체불명의 독극물로 이전의 건강은 되찾지 못했다고 한다.

2006년 10월7일 암살당한다. 모스크바 중심가 자기 집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가슴 두발, 어깨 한발, 머리 한발 총격을 받고. 이날은 푸틴의 생일이기도 했다. 푸틴은 폴릿콥스카야를 깎아내렸다. “서구에는 이름이 알려졌을지 모르지만, 러시아에 미친 정치적 영향력은 별것 아니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용감한 시민들은 그가 숨진 곳을 찾아 애도했다.

“그해 11월 폴릿콥스카야 죽음의 배후를 추적하던 리트비넨코가 독살됐다. 2009년 1월 동료 기자 아나스타시야 바부로바는 인권변호사 마르켈로프와 함께 시내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숨졌다. 같은 해 7월에는 ‘안나 폴릿콥스카야상’의 첫번째 수상자인 나탈리야 에스테미로바가 괴한에게 납치된 뒤 변사체로 발견됐다.” 폴릿콥스카야를 추모하는 윤성도 <한국방송>(KBS) 피디의 글이다.

반대 목소리를 모두 틀어막고 철권을 휘둘러온 푸틴은 나라 안팎의 여러 우려와 만류에도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우크라이나를 금세 굴복시킬 것 같았던 전쟁은 8개월째 이어지며 러시아군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최근엔 러시아 전역에서 전쟁 반대 시위가 일어나고, 징집령에 맞서 러시아를 탈출한 이들이 수십만명이라고도 한다. 사람들의 귀를 막는다고 마음으로 따라주지는 않는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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