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택/부국장
편집국에서
설 연휴 잘들 보내셨는지요?
잘 아시다시피 <한겨레>는 1월1일부터 ‘다시 그리고 함께-새로운 모색을 위하여’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속에서 진보·개혁 세력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한 것입니다. 전체 5부 중에서 11일까지 9차례 기사가 나갔고 2부 마지막 회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저희는 지난해 대선 전부터 50여명의 진보·개혁 인사들을 인터뷰하면서 ‘대선 이후’에 대한 지혜를 모아 왔습니다. 하지만 자신 있는 진단과 처방을 내놓는 분을 찾기란 쉽지 않더군요. 어느 유력 정치인은 “솔직히 나 자신도 상황을 정리하기 힘들다”며 인터뷰 자체를 사양하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새로운 모색을 시작하기에 앞서 우선 ‘민심 속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대선을 통해 드러난 민심을 한 꺼풀 더 벗겨보는 데서 첫걸음을 시작하자는 이야기지요.
심층 여론조사를 해보니, 결론은 “진보의 가치는 의구하되, 그 세력은 간 데 없다”는 말로 요약되더군요. 사회복지 등 진보적 가치에 대한 선호는 여전하지만, 진보 정당이나 세력에 대한 지지는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것이죠. 물론 국민의 이념 성향이 약간 보수화하긴 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보수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학자들의 진단이었습니다.
시리즈 1부 첫회로 여론조사 기사가 나간 뒤 “한겨레가 용쓴다”며 ‘동정 반 빈정거림 반’의 반응도 있었지만, “민주세력 집권 기간이 ‘잃어버린 10년’만은 아니었다는 반증”이라는 해석이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나간 기사 가운데 인터넷에서 가장 많은 반응을 불러온 것은 ‘솔직토크, 40대 변심의 변’이었습니다. “도덕성이 밥 먹여 주냐…내 배가 불러야”라는 제목에 압축된 ‘민생고’에 모두 공감했다는 뜻이겠죠.
노무현 대통령의 ‘거친 말’과 보수언론과의 갈등을 짚은 2부 세번째 기사인 ‘소통의 실패(하)’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이제야 이런 기사를 쓰느냐”(kjaas)며 <한겨레>를 꾸짖은 독자들도 있었지만, “국민들이 간절히 원했던 민생에 대해 구체적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지 않았고, 보수언론과 거친 말싸움만 주고받았으니, 국민 대부분이 누구 원망을 할까요?”(shyman)라는 등 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의견이 많았습니다. 한 공보담당 공무원은 “폐부를 찌르더라”고 공감을 표시하더군요. 그러고 보면 2부 첫회에서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서민들 살기 어려운데 말까지 자극하니 민심이 떠난 것”이라고 일갈한 것은 핵심을 짚은 얘기였던 셈이죠.
청와대는 이번 시리즈에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익명에 숨어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다른 언론과 달리 가능한 한 실명보도를 하고, 형평을 맞추려 노력한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경제개혁 평가는 민노당 정권에서나 가능한 비현실적 요구였고, 당정분리도 시대적 과제였다는 불가피성을 간과하고 양비론으로 접근해 아쉽다”는 게 비공식 논평이었습니다. 이 기획의 목표가 단순하게 참여정부를 평가하자는 건 아닙니다. 2부까지가 ‘과거’ 얘기라면 3부부터는 미래를 말하고자 합니다. 본론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얼마 전 진보학계의 원로학자를 뵈었는데, “요즘 토론회를 열면 회의장이 꽉꽉 찬다. 우리가 주최한 행사에서도 그랬다”며 ‘절망 속의 희망’을 말씀하시더군요. 3부 이후는 바로 진보를 실현할 대안과 희망찾기에 초점을 맞추려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김이택/부국장 rikim@hani.co.kr
청와대는 이번 시리즈에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익명에 숨어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다른 언론과 달리 가능한 한 실명보도를 하고, 형평을 맞추려 노력한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경제개혁 평가는 민노당 정권에서나 가능한 비현실적 요구였고, 당정분리도 시대적 과제였다는 불가피성을 간과하고 양비론으로 접근해 아쉽다”는 게 비공식 논평이었습니다. 이 기획의 목표가 단순하게 참여정부를 평가하자는 건 아닙니다. 2부까지가 ‘과거’ 얘기라면 3부부터는 미래를 말하고자 합니다. 본론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얼마 전 진보학계의 원로학자를 뵈었는데, “요즘 토론회를 열면 회의장이 꽉꽉 찬다. 우리가 주최한 행사에서도 그랬다”며 ‘절망 속의 희망’을 말씀하시더군요. 3부 이후는 바로 진보를 실현할 대안과 희망찾기에 초점을 맞추려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김이택/부국장 ri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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