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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나는 역사다] ‘가짜 왕자’ 심넬의 대관식 / 김태권

등록 2019-05-23 15:46수정 2019-05-23 19:32

영국 소년 램버트 심넬
(1477년께~1525년께)
램버트 심넬은 나중에 붙여진 이름. 태어날 때 이름은 확실치 않다. 미천한 신분. 열 살 즈음에 운명이 바뀐다. 심넬은 왕자님 같은 매너를 갖춘 교양 있는 소년이 되었다. 사이먼이라는 어른이 데려가 정성껏 키운 덕분. 어찌 된 영문일까.

중세 영국의 장미전쟁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리처드 삼촌이 어린 왕자 둘을 런던탑에 가두고 자기가 임금(리처드 3세)이 되었다. 그 후로 두 왕자의 소식을 들은 사람이 없었다. 삼촌이 조카를 죽이고 왕관을 빼앗은 것일까. 사람들은 수군수군. 영국 역사의 수양대군이랄까. 셰익스피어는 훗날 이 이야기로 <리처드 3세>를 쓴다.

1485년에 리처드 3세를 죽이고 헨리 7세가 임금이 된다. 2년 뒤 1487년에 사이먼은 사라진 왕자가 나타났다고 주장. 5월24일에는 더블린에서 대관식이 열렸다. 물론 그가 데리고 나타난 소년의 정체는 램버트 심넬.

심넬의 ‘반란’은 싱겁게 진압되었다. 가난한 소년에서 ‘왕위 사칭자’로, 다시 ‘역모의 수괴’로. 어른들의 권력 놀음에 어린 심넬만 불쌍하게 됐다. 헨리 7세가 보기에도 딱했을까. 죽이지 않고 궁정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게 해주었다. 목숨을 건졌으니 운이 좋았다. 다른 왕자를 사칭했던 퍼킨 워벡은 결국 처형당했고, 사라진 두 왕자의 소식은 지금도 알 수 없으니.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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