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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나는 역사다] 사라진 백작은 어디로 갔을까 / 김태권

등록 2019-11-07 18:09수정 2019-11-07 19:12

루컨 백작, 리처드 존 빙엄
(1934~?)

루컨의 백작 리처드 존 빙엄. 눈에 띄는 젊은 귀족이었다. 도박사를 자처하며 카지노를 들락거렸다. 어찌나 호사를 즐기며 살았는지 007 제임스 본드의 실제 모델이 이 사람 아니냐는 말까지 있었다. 그런 백작이 1974년 11월8일에 사라졌다. 미심쩍은 편지를 남긴 채였다. 전날 밤, 별거 중인 아내의 집에 수상한 남자가 쳐들어가는 장면을 우연히 보고 주먹다짐 끝에 괴한을 쫓아냈다고. 하지만 아내는 자신도 한패로 몰아 억울하다고 썼다.

아내 베로니카의 증언은 달랐다. 둔기를 휘둘러 아이들의 보모 샌드라 리벳을 살해하고 자신을 공격한 사람은 루컨 백작 본인이라는 것이었다. 피투성이가 된 채 탈출한 베로니카의 말을 사람들은 믿었다. 증거를 봐도 백작이 한 짓. 배심원은 사라진 백작이 범인이라고 어렵지 않게 결론 내렸다.

미스터리로 남은 것은 루컨 백작의 행방. 그는 어디로 갔을까? 뉴질랜드니 모잠비크니 전세계 곳곳에서 그를 봤다는 목격담이, 턱수염을 기르고 히피가 되어 인도 시골에 숨어 살았다는 주장이, 호랑이 밥이 되기 위해 호랑이 우리에서 자살했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배의 스크루에 뛰어들어 자살한 것 같다고 베로니카는 추측했다. 2016년에 영국 정부는 백작의 사망을 공식 선언했다, 여전히 시신을 찾지 못했지만.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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