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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나는 역사다] 북극서 가져온 급속냉동 / 김태권

등록 2020-03-05 18:26수정 2020-03-06 02:15

클래런스 버즈아이 (1886~1956)
클래런스 버즈아이 (1886~1956)

생물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집이 망해 대학을 그만뒀다. 먹고살기 위해 이런저런 일을 했다. 일 때문에 북극 근처에도 갔다. 그때 식품 냉동 사업을 구상했다. 버즈아이가 식품을 처음 냉동한 것처럼 소개한 글도 가끔 보는데, 이전에도 냉동식품은 있었다. 맛이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버즈아이는 자기 발명품이 여느 냉동식품과 다르다는 사실도 알려야 했다. 고생 끝에 매사추세츠주의 스프링필드라는 도시에서 시범상품을 팔기 시작한 날이 1930년 3월6일. 이날 이후 현대인의 삶은 바뀌었다.

성공의 비결은 급속냉동. 세포 속 수분이 얼 때 무슨 일이 생길까. 얼음결정이 자라며 세포가 부서진다고 한다. 해동하면 그 부서진 틈으로 수분과 맛 성분이 새어나간다. 기존 냉동식품이 맛없던 이유다(냉동인간이 지금껏 성공 못 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는 속도가 아주 빠르면 얼음결정이 크게 자라지 못한다고 한다. 세포가 덜 상하니 맛과 영양의 손실도 적을 터. 버즈아이는 이 방법을 이누이트에게 배웠다. 한때 에스키모라 불리던 북극의 원주민 말이다.

한번 녹은 냉동식품을 냉장고에서 얼려도 맛이 없는 것은 그래서다. 그런데 카레와 찌개는 그 반대란다. 세포가 부서져 맛 성분이 새어 나오면 국물맛이 더 좋아진다나. 요즘처럼 집 밖에 못 나갈 때 감회가 새로운 정보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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