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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나는 역사다] ‘혁명’의 밀랍인형 / 김태권

등록 2020-04-16 18:44수정 2020-06-04 17:57

‘마담 투소’로 유명한 마리 튀소 (1761~1850)
‘마담 투소’로 유명한 마리 튀소 (1761~1850)

마리 튀소는 회고한다. “군인이던 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직전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쿠르티우스라는 스위스 의사의 하녀가 되었다. 친절한 쿠르티우스 아저씨는 내게 밀랍인형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주었다. 파리에서 나는 프랑스 공주에게 밀랍인형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 그러다 대혁명이 터졌고 나 역시 왕당파로 몰려 잡혀 들어갔다. 목이 잘린 왕족과 귀족의 머리통을 밀랍으로 본뜨며 내 목숨을 부지했다. 이렇게 만든 밀랍인형들을 나중에 영국에 건너가 전시하였다.”

연구자들은 의심한다. 아버지에 대한 기록은 믿기 어렵고, 진짜 아버지는 쿠르티우스였을지도 모르며, 공주의 가정교사가 되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단다. 왕당파로 몰려 위기를 맞기는커녕 단두대에서 잘린 머리통을 몰래 구해다 인형 본을 뜬 것 같다는 추측도 있다.

솔직하지 않은 회고는 사업 때문이었으리라. 쿠르티우스는 처음에 해부학을 배우는 의학도를 위해, 나중에는 파리의 평민을 대상으로 밀랍인형을 만들어 전시했다. 큰돈을 모으지는 못했다. 반면 튀소는 런던의 부유층을 노렸다. 혁명으로 목이 잘린 프랑스 귀족을 동정하던 이들이었다. 튀소는 예술에도 사업에도 재능이 있었다. 돈을 벌고 인정을 받고 ‘마담투소박물관’을 세우고 1850년 4월16일에 세상을 떠났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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