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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거리의 칼럼] 코로나의 6개월 / 김훈

등록 2020-07-06 05:00수정 2020-07-06 10:07

지난 6개월 동안 코로나 재난의 전개 양상과 거기에 대처하는 인간의 모습을 텔레비전 뉴스로 보면서 나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인간이 코로나바이러스를 물리적, 화학적 수단으로 박멸함으로써 이 재난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이 볼 수 없고, 추적할 수 없는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백신 개발을 위해 거대 자본의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고, 그 성과물이 기업이윤과 지식재산권의 굴레를 벗어나서 모든 사람들에게 고루 돌아올 수 있을는지에 대한 논의가 아직은 없다.

방역수칙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를 차단하고 세력을 약화시키는 데 큰 효과가 증명되어 있지만, 그것이 요구하는 사회경제적 고통을 사람들은 장기간 감당해낼 수가 없다. ‘아프면 며칠 쉬라’는 아름다운 조언은 쉬면 가게문을 닫아야 하고, 쉬면 잘리고, 쉬면 굶어야 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과 사소한 관련도 없다. 말하기가 어려운 까닭은 말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코로나 재난은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이 서로 대등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병리적 평등을 보여주면서 비정규직, 콜센터, 플랫폼에서 질병의 구조적 불평등을 드러내 보였다.

여러 나라 지도자들과 지식인들이 코로나 재난은 국제적 연대와 협조의 힘으로 글로벌하게 관리·통제되어야 한다는 말을 해대는 동안에 재난을 자국의 국경에서 멀리 밀쳐내려는 각국의 배타적 이기주의는 심화되었다. 나의 생각은 출구가 없고 전망이 없다. 어떠한 미래를 만들어갈 것인지, 인간은 가혹한 심판대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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