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나는 역사다] 코뿔소는 거기 없다 / 김태권

등록 2021-03-18 16:48수정 2021-03-19 02:39

생몰: 영원과 멸종 사이
나진과 파투
나진과 파투

나진과 파투는 북부흰코뿔소의 마지막 생존자다. 2018년 3월19일에 코뿔소 수단이 세상을 떠나자 전세계가 탄식했다. “우리 모두 울었다.” 코뿔소 보호원 자카리아 무타이는 말했다. 수단은 북부흰코뿔소 최후의 수컷이었다. 살아남은 나진과 파투는 둘 다 암컷이다. 북부흰코뿔소는 어떻게 될까?

20세기 초 수십만 마리였다던 코뿔소. 인간 때문에 살 곳을 잃고 무섭게 수가 줄었다. 밀렵도 많이 당한다. 코뿔소의 뿔은 비싼 약재로 팔린다. 우리 손톱과 같은 케라틴 성분일 뿐 약효도 없는데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세상에 남은 마지막 코뿔소를 죽여서라도 뿔을 잘라낼 것이다. 이러한 폭력은 동물만을 향하지 않는다.” 화가 장노아의 글이다.

북부흰코뿔소의 멸종을 막기 위한 마지막 시도가 있다. 나진과 파투는 아이를 가지기 어려운 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들의 난자를 받으면 인공수정이 가능하다. 수단이 살아 있을 때 정자를 냉동해두었다. 먼 친척뻘인 남부흰코뿔소를 대리모로 삼을 계획이다. 무사히 몸 안에 수정란을 넣을 로봇도 연구한다.

쉽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도 문제다. 연구팀이 유럽과 아프리카를 오가는 일이 팬데믹 때문에 한동안 불가능했다. 어찌어찌 지난해 8월에 나진과 파투를 찾아가 난자를 받아 오긴 하였으나, 보호구역에 들어가는 일은 또다른 위험이 있다. 산고릴라(마운틴고릴라) 같은 멸종위기종에게 인간이 코로나19를 옮길 수 있어서다.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사실상 멸종된 동물을 복원하는 일에는 막대한 돈이 든다. 그 자원을 다른 동물을 위해 쓰자는 주장이 있다. 멸종위기의 동물을 위해 환경을 복원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간이 일으킨 문제지만 인간이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 속이 탄다.

김태권 만화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불쾌한 윤석열·불만인 한동훈 ‘독대’한들 뭘 할건가?[9월24일 뉴스뷰리핑] 1.

불쾌한 윤석열·불만인 한동훈 ‘독대’한들 뭘 할건가?[9월24일 뉴스뷰리핑]

귀족부인 앞에 무릎 꿇은 사법 2.

귀족부인 앞에 무릎 꿇은 사법

필리핀 가사관리사, 글로벌 돌봄 체인의 비극 [똑똑! 한국사회] 3.

필리핀 가사관리사, 글로벌 돌봄 체인의 비극 [똑똑! 한국사회]

보수는 왜 무능한가? [권태호 칼럼] 4.

보수는 왜 무능한가? [권태호 칼럼]

[사설] 금투세, 더이상 유예 말고 예정대로 내년 시행해야 5.

[사설] 금투세, 더이상 유예 말고 예정대로 내년 시행해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