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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영원한 세계일주, 여성 비행사 에어하트

등록 2021-05-20 18:36수정 2021-05-21 02:34

[나는 역사다] 아멜리아 에어하트(1897~1937?)
아멜리아 에어하트(1897~1937?)
아멜리아 에어하트(1897~1937?)

좋은 집안에서 나고 자랐지만 삶은 순탄치 않았다. 어릴 때는 밖에서 뛰어노는 일을 좋아했고 자라면서 여성의 사회진출에 관심을 기울였는데, 그때 사회는 여성이 이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에 빠지며 집안도 기울었다.

1차 대전 때는 간호사로 자원했다. 미국에 돌아와 비행사가 되었다. 마침 1927년에 찰스 린드버그가 대서양을 가로질러 미국에서 파리까지 혼자서 비행했다. 이 일이 주목받자 비행사 여럿이 같이 대서양을 횡단했는데, 이 가운데 에어하트가 있었다. 세상은 그를 ‘여성 린드버그’ 같다며 “레이디 린디”라 불렀다. 에어하트는 자기도 린드버그에 맞먹는 비행사라는 사실을 보여주기로 했다. 몇해 후 대서양을 단독비행해 영국의 북아일랜드에 착륙했다. “멀리서 오시나 봐요?” 주민들이 묻자 그는 답했다. “미국이요.” 1932년 5월21일의 일이었다.

에어하트는 여러 비행기록을 세웠다. 미국을 돌며 여성의 능력에 대해 강연도 했다. 대공황 때 고통받던 미국 사람들은 에어하트 덕에 위안을 얻었다.

1937년에는 세계일주 비행에 도전한다. 그러나 태평양에서 실종되었다. 에어하트를 찾기 위해 미군이 출동했지만 어떤 흔적도 찾지 못했다. 마지막 교신에서 “연료가 모자란다”고 알렸기 때문에, 연료가 바닥나 바다에 추락했다고 짐작한다.

에어하트를 아끼던 미국 사람들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사실 에어하트는 미국을 위해 일본의 정보를 하늘에서 수집하던 비밀 첩보원이었다. 그래서 일본 정부에 납치당했다, 아니, 미국 정부에 팽당했다’ 따위의 음모론이 돌았다. 지금도 에어하트의 유골을 발견했다는 주장이 몇년에 한번씩 나오지만, 세상을 설득할 근거를 내놓은 사람은 아직 없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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