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일. 월성원전이주대책위의 투쟁일수(22일 현재)이다.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월성원전 1㎞ 반경에 사는 주민들이 매주 월요일 빈 상여를 끌고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앞까지 걸어갔다 온다. 화요일에는 한 시간 거리 경주 시내까지 나가 한 바퀴 돈다. 확성기도 마이크도 없이 그저 묵묵히 걷는 이들의 소원은 ‘이주’. 월성원전은 천연 우라늄을 원료로 쓰는 중수로 핵발전소로 중저준위 핵폐기장도 있다. 때문에 나아리 주민들 몸에서는 삼중수소가 검출되고 재작년에는 마을 중학생이 급성백혈병으로 사망했다. 부동산 매매는 끊긴 지 오래라 자력으로는 마을을 떠날 수가 없다. 그런데 이번에는 고준위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인 ‘맥스터’를 짓겠다고 한다. “위험천만 핵쓰레기장 맥스터 건설 반대한다!” “중수로 핵발전소 월성 2~4호기를 조기 폐쇄하라!” “나아리 주민의 이주를 허하라!”
경주/일곱째별(다큐멘터리·르포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