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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나의 한 표 없이 ‘풀뿌리 민주주의’는 없다

등록 2022-05-31 18:40수정 2022-06-01 07:33

6.1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지난 29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종합상황실에 마련된 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선관위 직원이 화면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지난 29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종합상황실에 마련된 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선관위 직원이 화면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합뉴스

4년 임기의 지역 일꾼을 뽑는 투표날이다.

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선 광역단체장 17명,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의원 779명, 기초의원 2988명 등 모두 4010명의 지역 일꾼과 17명의 시·도 교육감, 교육위원 5명이 새로 뽑힐 예정이다. 여기에 7개 선거구에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규모가 가장 큰 선거이기도 하지만, 지방자치를 책임질 ‘생활밀착형’ 일꾼들을 뽑는다는 점에서 대선이나 총선과는 또 다른 중요성을 갖는다. 투표소에서 받아들 7장(보궐선거 지역은 8장)의 기표지에 찍는 한 표 한 표가 모여 나의 삶과 우리 공동체의 4년을 바꿀 것이다.

지방자치를 흔히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부르는 것은 풀뿌리인 주민의 삶 구석구석에 지대하고 밀접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회전 교차로를 도입해 주민의 생활 편의 증진과 사고 위험 감소, 비용 절감을 한꺼번에 달성했거나, 고령의 농민들이 몰라서 못 돌려받은 세금을 알아서 챙겨 환급해준 경우 등 지방자치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시도 지사와 구청장, 군수 등을 중앙정부가 임명하던 시대에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대민 서비스가 몰라보게 늘어난 것도 지방자치가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대통령 선거 이후 채 석달이 되기 전에 치러지면서 ‘대선 연장전’ 성격도 띠고 있다. 13일에 걸친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여당은 이제 막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야당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에서 드러난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각각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과열·혼탁 양상이 일부에서 재연된 것도 사실이다. 실현 가능성이 없거나 책임질 수 없는 공약을 아무렇게나 던지고 보는 ‘묻지마 공약’도 눈에 띈다. 특히 정당 추천이 배제된 교육감 선거의 경우 후보자가 누구인지, 정책과 공약이 무엇인지 유권자들이 잘 몰라 ‘깜깜이 투표’를 우려하기도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사전투표율이 20.6%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1.5%가 투표 의향을 밝혔다고 한다. 아직 후보의 면면을 잘 모른다면, 투표소로 가기 전 선관위가 보내준 선거공보물이나 인터넷에 제공되는 선거구별 후보자 정보를 조회해 보길 바란다. 각자의 한 표 한 표가 모여 세상을 움직이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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