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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갈 데까지 간 검찰비리, 근본적 개혁 필요하다

등록 2016-07-18 17:50수정 2016-07-18 18:56

진경준 검사장이 17일 구속된 뒤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김수남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가 잇따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그러나 홍만표·진경준 등 검찰 전·현직 인사들의 비리를 통해 드러난 검찰의 고질적인 문제가 단순히 관련 부서의 주식보유 금지나 감찰 강화 정도로 해결될 사안이 아님은 물론이다.

과거 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검찰은 사과하거나 개혁하는 시늉을 했다가 여론이 잠잠해지면 미봉책으로 위기를 넘기곤 했다. 진경준 사건은 <한겨레>가 처음 보도하면서 알려졌고, 홍만표 사건은 최유정 변호사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몸싸움이 고소로 비화하면서 비로소 드러났다. 비리 액수와 수법 면에서 국민적 공분을 살 사건의 당사자들을 검찰 스스로 도려내기는커녕 사건 초기 오히려 옹호하려 들었다는 건 조직이 기득권과 막강 권력의 성역에 안주하면서 얼마나 부패했는지 잘 말해준다.

홍만표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고위간부에게 부탁’해 주겠다며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하면서도 홍 변호사를 도와준 현직 고위간부는 없다고 했다. 진 검사장은 대한항공 탈세 내사사건을 종결 처리해준 뒤 그걸 미끼로 처남 명의 청소용역회사에 일감을 달라고 제안했다. 이처럼 오만한 사건처리와 파렴치한 범죄가 가능했던 건 검찰에 너무 과도한 권한을 부여한 때문이다. 한국 검찰은 세계 어느 검찰도 갖지 못한 수사권과 수사지휘권, 독점적 기소권 등 막강 권한에다 수사인력까지 두고 있다.

반면 그런 권한을 감당할 만한 도덕성이나 자정능력은 갖추지 못했다.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지켜낼 정치적 중립성도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권력의 ‘충견’으로 길들여졌고 검사들 역시 정의감 대신 인사에 줄을 대고 이권을 챙기는 풍토가 자라났다. 두 사람을 구속하고 감찰을 강화한다고 국민적 신뢰가 회복될 수 없는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과거 검찰개혁 여론이 높아질 때마다 검찰은 다른 대형사건을 터뜨리거나 검찰 출신 의원들의 로비로 이를 비켜 갔다. 상설 특검 여론이 존재감도 없는 특별감찰관과 제도 특검으로 약화하고, 폐지됐던 대검 중수부가 부패특별수사단으로 부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제는 상설 기구 특검이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비롯해 재정신청 확대를 통한 독점적 기소권 제한 등 근본적인 검찰개혁을 다시 추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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