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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청와대, ‘우병우 감싸기’ 대신 ‘사표’ 받아야

등록 2016-07-19 17:38수정 2016-07-19 19:01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우병우 민정수석과 관련한 언론의 각종 의혹 제기를 “무책임하고 국민 단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하며 “안보·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과 정부가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정치 공세나 국정 흔들기는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자체 조사 문제에 대해서도 “찌라시 수준의 허위보도”라는 우 수석의 주장을 거론하며 일축했다. 사안의 중대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펼치는 제 논에 물 대기식 억지 주장이 참으로 가관이다.

우선 청와대가 당사자의 일방적 주장만 믿고 성급하게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린 것부터 잘못이다. 지금 각 언론을 통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는 갖가지 의혹은 나름의 근거자료와 증언을 토대로 한 것이다. 이 의혹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할 내용이지, 청와대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예단할 문제가 아니다. 청와대는 애초 진경준 검사장의 ‘넥슨 주식 대박’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자신의 자금으로 주식에 투자한 게 무슨 문제냐. 왜 그런 문제로 사과해야 하느냐”는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 반성은커녕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

청와대가 우 수석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를 ‘국정 흔들기’로 규정한 것은 더욱 어처구니없다. 공직자의 비리 의혹을 밝혀 책임을 묻는 것은 국정 흔들기가 아니라 ‘국정 바로 세우기’다. 지금 우 수석은 공직자 인사검증의 책임자로서 진 검사장의 검사장 승진을 방치한 책임이 있는데다, 이런 직무유기가 진 검사장을 연결고리로 한 넥슨과의 부동산 거래 때문이라는 의혹에 직면해 있다. 언론 본연의 임무인 공직자 도덕성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를 국정 흔들기라고 헐뜯는 것을 어떤 국민이 수긍하겠는가.

청와대는 우 수석을 감싸고돌 게 아니라 사표를 받아야 한다. 공직자의 비리 의혹 조사를 책임진 민정수석 본인이 의혹의 당사자가 됐으니 제대로 된 조사나 진상규명이 이뤄질 리 만무하다. 게다가 우 수석은 이 정권의 ‘최고 실세’로 이름나 있다. 우 수석이 일부 언론사들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 고소 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으나, 검찰에 대한 우 수석의 영향력을 생각할 때 수사가 제대로 될지 매우 의문이다. 우 수석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뒤 수사를 받게 하는 게 상식이다. 무엇보다 상황이 이쯤 됐으면 우 수석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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