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구속수감 중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최근 검찰 조사 과정 중 회유와 협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이 대표의 측근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과 정 전 실장의 접견내용을 영장청구 사유로 기재하자,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검찰의 회유가 있었다고 반박한 것이다.
정 전 실장의 변호인은 17일 민주당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지난 2일 대장동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부장 강백신)의 소환조사 당시 부적절한 회유와 협박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정 전 실장 쪽은 당시 변호인이 잠시 화장실로 가자, 조사 담당 검사가 정 전 실장에게 “변호인을 너무 믿지 마라. 당신만 생각해라. 지금 변호사가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지 잘 생각해라”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독방에서 생활하나”라며 “지금은 괜찮을지 몰라도 형 선고되면 멀리 지방 교도소 가서 강력범들과 혼방 생활을 할 수 있는데 괜찮겠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실장 쪽은 검찰이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도 회유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실장 쪽은 조사 당일 변호인보다 정 전 실장이 먼저 도착하자 “조사 담당 검사가 아닌 옆 방 검사가 ‘차담을 하자’며 부른 뒤 정 전 실장과 일방적인 차담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인 동석 하에 이뤄진 면담에서는 정 전 실장에게 “본인을 위해 뭐가 좋은지 생각해야 한다. 진실을 진술해 달라. 면담도 구두조사의 일환”이라는 취지로 ‘회유성 면담’을 계속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인이 “면담도 조사라면 조서로 남겨달라”고 요청하자 검찰은 면담을 중단했다고 한다.
정 전 실장 쪽은 지난해 12월 정성호 의원이 정 전 실장을 접견했을 당시 회유가 있었다는 검찰 주장도 반박했다. 정 전 실장은 접견 당시 정성호 의원이 “죄 없는 사람이 고생한다. 나도 변호사를 해봤지만 변호사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 본인이 기록을 전부 읽어보고 주장할 내용을 변호사에게 잘 이야기해야 한다. 사건 내용은 본인이 가장 잘 아니까 알리바이가 있으면 기억을 되살려서 변호사에게 잘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의원이 “건강을 잘 챙겨라. 나도 푸쉬업(팔굽혀펴기)을 매일 한다. 푸쉬업을 매일 해라. 이재명이 이 역경을 이겨내면 김대중 대통령처럼 위대한 정치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실장 쪽은 검찰 조사 당시 검사 발언이 “헌법상 형사변호사 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반헌법적 위법 수사”라고 비판했다. 정 전 실장 쪽은 “그 어떤 회유, 공작적 수사에도 굴하지 않고 오직 진실 그대로를 법정에서 드러낸다는 각오로 재판에 임할 것을 다시 밝힌다”며 “이와 같은 검찰의 위법 수사가 반복된다면 그대로 좌시하지 않고 법에 따라 보장된 모든 조처를 할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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