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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유병호 “현 정부도 중반되면 감사”…민주 “‘정치감사’ 인정한 것”

등록 2023-07-14 19:09수정 2023-07-14 20:23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비공개로 열린 국회 상임위 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중반 되면 현 정부도 감사받는다”고 말한 것으로 14일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녀야 할 감사원 사무총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3일 열린 법사위 제1소위원회의 속기록 초안을 보면, 유병호 사무총장은 민주당이 발의한 감사원법 개정안을 논의하던 중 “지금 시기는 전 정부가 감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까 여러 가지 오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감사원법 개정안은 감사원 내 감사위원회의 의결사항을 공개해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감사원 사무처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 사무총장의 발언에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단단히 오해하고 계신 것 같은데 감사원이 전 정부를 감사한다고 하니까 저희가 이 개정안을 냈다는 소리 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그러나 유 사무총장은 곧바로 “어차피 (윤석열 정부) 중반 되면 또 현 정부 사업도 감사받는다”고 말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현 정부도 감사할 테니, 사무처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을 밀어붙이지 말라는 메시지를 민주당에 던진 것이다.

이에 소위 위원장인 소병철 민주당 의원은 “이런 발언을 사무총장이 해서는 안 된다”며 “감사원은 이미 발생한 사업에 대해서 감사를 하는 것이지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감사를 하는 기관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유 사무총장은 뒤늦게 “(발언을) 정정하겠다”며 물러섰다.

박주민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발언을 공개하며 유 사무총장을 거듭 비판했다. 그는 “(유 사무총장 발언은) 감사원이 정권에 따라 감사의 대상을 바라본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이런 시각의 결과가 바로 ‘정치감사’”라며 “뒤늦게 문제를 인정하고 ‘정정하겠다’고 했지만 지금의 감사원 추락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유 사무총장이 있는 한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에 대한 의심은 걷히지 않을 것”이라며 “유 사무총장이 그 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감사원 신뢰 회복의 첫걸음임을 명심하라”고 적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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