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고 있다. 민주당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단식 중 병원에 입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19일 찾았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 입원 중인 이 대표를 문병했다. 문 전 대통령이 오후 3시30분 병원 앞에 도착하자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서영교 최고위원, 박홍근 전 원내대표 등이 문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25분가량 이어진 비공개 만남에는 천 비서실장과 문 전 대통령 측근인 윤건영 의원이 배석했으며, 문 전 대통령은 단식 중단을 설득했다.
이 대표는 누운 상태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맞이하며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단식 중인 이 대표와)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또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제는 이 대표 혼자 몸이 아니다. 이것을 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를 충분히 보였다”며 “길게 싸워나가야 하고, 이제 국면도 달라지기도 해서, 빨리 기운 차려서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고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이 대표는 “(단식을 중단하고 복귀할) 생각이 (아직)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듯 “무슨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병문안은 문 전 대통령이 이날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리는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찾으면서 성사됐다. 당내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설득이 단식의 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단식 이틀째인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단식 19일째인 지난 18일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여의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녹색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대표는 입원 중에도 수액 치료 외에 음식 섭취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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