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오른쪽)가 4일 국회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적용을 2년 더 유예하는 내용의 법 개정 추진에 협상 조건을 내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화의 문이 닫혀가고 있다”며 “정부·여당은 구체적인 안을 갖고 와달라”고 4일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정이 중대재해법 유예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마치 민주당이 동의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언론이 (이에) 동조하고 있어 매우 유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미만 벌금에 처하는 내용의 중대재해법은 지난해 1월27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다만 상시 근로자 50명 미만(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은 2년간 적용을 유예해 내년 1월27일부터 적용될 예정인데, 당정은 이를 2026년 1월26일까지로 2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유예기간 동안 법 적용 준비를 하지 않은 정부의 공식 사과 △추가 유예기간 2년 동안 법 시행을 준비할 분기별 계획과 관련 예산 지원방안 마련 △2년 뒤엔 모든 기업에 법을 적용한다는 정부와 관련 경제단체의 약속을 유예기간 연장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찾아와서 (중대재해법 유예와 관련된) 설명을 하거나 만남을 제안한 것도 없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들 세 가지 조건과) 아울러 중소기업의 공동행위를 보장해 협상력을 강화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 통과가 합의되지 않으면 중대재해법 2년 유예를 논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대재해법 유예 관련한 논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고, 제 대화의 문도 닫혀가고 있다. (제가) 마냥 기다리지 않는다”며 “정부·여당이 성의 있는 태도 변화를 보여야 한다. 구체적인 안을 갖고 와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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