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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국힘 반대로 1년 질질…김건희 특검법이 총선용이라는 억지

등록 2023-12-29 08:00수정 2023-12-29 16:27

“특검 처리 진작 했으면 끝났을 일”
윤석열 대통령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김건희 여사가 1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김건희 여사가 1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국회를 통과한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이 2009년 12월~2012년 12월 독일 수입차 공식 딜러 회사인 도이치모터스의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에 김 여사가 어디까지 관여돼 있는지 규명하는 게 핵심이다.

국민의힘은 특검법 발의 배경과 시행 시기, 내용 모두를 문제 삼으며 “국민의 주권을 교란하기 위해 기획된 아주 나쁜 총선용 법안”(윤재옥 원내대표)이라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거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지난 25일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의 ‘친문’ 검사들이 2년2개월 동안 샅샅이 수사하고도 밝히지 못한 것을 왜 이제서야 야당이 지명하는 특검에 맡기자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주가조작 의혹 관련 검찰 수사가 이미 진행됐는데도 더불어민주당이 정치적 목적으로 ‘없는 의혹’을 ‘재탕’ ‘삼탕’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과 의원들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특별검사 도입 법안’과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 법안’이 상정되자 본회의장 밖으로 나와 손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과 의원들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특별검사 도입 법안’과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 법안’이 상정되자 본회의장 밖으로 나와 손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김 여사 소환 조사나 압수수색을 한차례도 하지 않아, ‘미완의 수사’라는 의구심을 샀다. 김 여사 관련 검찰 수사는 서면 조사 한차례에 그쳤다. 특히 지난 2월10일 주가조작 가담자 대부분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김 여사 수사는 별다른 진전이 없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4일 “주가조작 일당이 김 여사 계좌 2개(판결문에는 3개로 적혀 있음)를 운용하고, 유죄로 인정된 통정·가장 매매 102건 중 48건이 김 여사 계좌에서 거래됐다. 공판 검사는 김 여사가 핵심 공범들의 연락을 받아 직접 거래하는 구조였음을 제기하기까지 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특검 수사가 내년 총선을 전후해 진행된다는 점을 들어 “총선용 악법”이라고 주장한다. 내년 1월 말 특검이 출범한다면, 2월 중순에 수사가 개시되고, 수사 기간(70일)은 30일 연장이 가능해 4월10일 총선이 지나서야 마무리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당은 ‘국민의힘이 반대해 특검법 처리가 1년 가까이 지연되면서 자초한 일’이라고 반박한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진작 처리했으면 이미 마무리됐을 사안을 이제까지 끌어온 것은 정부·여당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이 특검을 추천하고 결정하게 돼 있다” “수사 상황을 생중계하게 돼 있다”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지난 19일 발언은 ‘자기부정’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는다. 한 위원장이 참여한 ‘최순실 특검’도 야당 추천, 수사 상황 중계 조항을 포함하고 있어서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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